현대차그룹, ‘그린수소 대전환’ 선언··· 미래 에너지 패권 노린다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착공··· 연료전지와 수전해기 생산 거점 구축 APEC CEO 서밋서 ‘수소 산업 전략’ 제시··· 기술·협력으로 미래 준비

2025-10-30     임호동 기자
30일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기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의 생산부터 활용까지 수소경제의 전 영역을 아우르는 리더십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소전기차 생산은 물론 연료전지 생산 거점 구축과 글로벌 협력 확대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 전환 리더'로의 도약하기 위한 행보다.

현대차는 30일 현대차는 울산공장 내 부지에서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기공식을 열고, 글로벌 수소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선언했다. 같은 날 경주에서는 ‘APEC CEO 서밋 2025’에 참가해 수소 산업의 미래 전략을 공유하며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 울산에 국내 첫 수소연료전지·수전해 생산기지 착공

30일 울산공장에서 개최된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기공식.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는 이날 울산공장 내 수소연료전지 공장 부지에서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은 연면적 9만5000㎡(약 3만평) 규모로, 현대차의 수소 기술이 집약된 차세대 연료전지와 국내 첫 PEM(고분자전해질막) 수전해 생산 거점이다.

울산 신공장 건립에는 총 9300억 원이 투입된다. 2027년 완공 목표로, 연간 3만기 규모의 연료전지를 생산하게 된다. 현대차는 향후 시장 성장세에 따라 생산 확대도 검토하고 있으며,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신공장은 과거 내연기관 변속기 공장이 있던 자리에 들어선다. 이는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 중심으로의 산업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기 위한 현대차의 행보로 분석도니다.  

신공장은 AI·로보틱스 기반 스마트 생산 시스템을 도입해 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이날 기공식에서 “울산 신공장은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이끄는 전략적 거점”이라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 연료전지를 공급해 글로벌 수소 생태계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다양한 친환경 모빌리티와 수소경제 전환 이끌 거점

신공장에서는 차세대 수소 연료전지와 PEM 수전해가 생산될 예정이다. 신공장에서 생산될 수소연료전지는 기존 대비 출력과 내구성이 향상된 차세대 모델이다. 승용·상용차뿐 아니라 건설장비, 선박, 농기계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힌다.

PEM 수전해기는 물을 전기분해해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핵심 장비로, 현대차가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국산화율은 90% 이상이다.

현대차는 이미 1메가와트(MW)급 컨테이너형 수전해기를 광주에서 실증 운영 중이다. 해당 설비에서는 하루 약 300kg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수소차 넥쏘 50여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차는 향후 5MW급 플랜트형 수전해 시스템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신공장 건설을 통해 국내 수소 공급망 자립과 수소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지자체도 협업을 약속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행사에서 “모빌리티 탈탄소화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한 기업의 혁신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두겸 울산시장 역시 “울산이 청정수소 산업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차는 이번 기공식에서 국내 버스 제조사 KGM커머셜과 수소연료전지 공급 MOU를 체결하며, 상용차 분야 협력도 확대했다.

◇ 글로벌 무대서 수소 비전 제시··· “수요·공급 함께 키운다”

APEC CEO 서밋 2025의 수소 세션에서 이바나 제멜코바 수소위원회 CEO(좌)와 대담을 진행한 장재훈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우).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같은 날 경주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2025’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수소 산업의 글로벌 리더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서밋에서 ‘수소, 모빌리티를 넘어 사회를 위한 새로운 에너지'(Hydrogen, Beyond Mobility, New Energy for Society) 세션을 진행하며, 수소 사업 방향성과 현황을 공유하고 수소 산업 발전 가속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 공동 의장이기도 한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이바나 제멜코바 수소위원회 CEO와 대담을 통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수소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 부회장은 “글로벌 에너지 지형이 지속가능한 에너지원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수소는 그 변화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수소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탄소중립 실현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장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에 대해 소개했다.  현대차그룹은 1998년 수소 연구 전담조직 설립 이후 ▲세계 최초 대형 수소트럭 양산 ▲수소전기차 ‘넥쏘’ 개발 및 글로벌 최다 판매 ▲수소 물류·운송 시스템 상용화 등 수많은 ‘최초’ 기록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아산공장~평택항 구간 물류에 투입하고, 인천공항의 상용차 친환경 전환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에도 수소트럭을 운영 중이다.

장 부회장은 “수소 산업은 수요 창출과 공급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며 “현대차는 생산·저장·운송·활용 전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솔루션으로 글로벌 수소 생태계 확산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APEC CEO 서밋 수소 세션에서 수소경제를 위한 현대자동차그룹의 비전과 노력을 설명한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그린수소’ 중심의 생산 체계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제주도에 2029년까지 5MW급 PEM 수전해 기술을 적용한 그린수소 플랜트를 구축하고, 대규모 실증 사업을 통해 초격차 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또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학계, 산업계 등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민·관·학·연 협력형 수소 생태계’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신공장 착공과 APEC 참여는 수소 산업 전 주기에서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수소 경제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수소 생태계 조성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