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對中100% 추가 관세 선언··· 희토류 규제에 보복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양상...APEC 정상회담 불발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에 맞서 현행 관세에 100%를 추가로 부과하고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통제를 단행하겠다고 10일(현지시간) 선언하면서,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점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국이 어느 정도 관리해온 미중관계가 다시 파국으로 향할 위험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양측 '샅바싸움' 격화...대응의 수위 고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중국의 전례없는 입장을 근거로 2025년 11월 1일부터 미국은 중국에 대해 현재 부과 중인 관세에 추가로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의 추가 조치에 따라 관세 시행 시기가 더 앞당겨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동일 시점부터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대중 수출통제도 시행할 계획을 공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규 조치는 지난 9일 중국 상무부가 희토류 등 전략적 물자에 대한 수출허가제를 강화하고, 해외에서 중국산 부품으로 제조된 제품까지 통제 범위에 포함시키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보복성 대응이다.
중국은 추가로 14일부터 미국 관련 선박에 대해 톤당 400위안(약 8만원)의 '특별 항만 서비스료'를 부과하기로 했고, 미국산 대두 수입도 중단한 상태다.
미국이 같은 날 중국 선박에 톤당 50달러(약 7천1백원)의 입항료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중국의 항만료 인상은 사실상의 맞불 성격이 뚜렷하다.
이 밖에도 양측은 각각 산업 전반에 걸친 규제 카드를 꺼내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다국적 네트워크 장비업체 'TP-링크'의 미국 영업 제한을 검토 중이고, 미 교통부는 중국 항공사의 러시아 상공 비행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의 자동차 칩 설계사 '오토톡스' 인수를 제동 걸었다.
트럼프, 항공기 부품까지 언급하며 강경 입장 견지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 품목에 관해 "항공기와 같은 '큰 것'을 포함해 많은 것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보잉 항공기를 대량 보유 중이고 이를 위한 미국산 부품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는 항공기 부품까지 수출통제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복 카드의 범위가 광범위함을 드러낸 사실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31일부터 경주에서 개최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할 가능성까지 내비쳤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만날 이유가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관계 복원의 물꼬를 잠그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APEC 정상회담 불발 시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장 우려
트럼프 대통령도 저녁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회담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예정대로 개최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이달 말 APEC까지 양측 갈등이 봉합되지 않아 미중 정상회담이 불발될 경우, 세계 경제는 물론 동북아 안보 전반에 미칠 부정적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양국이 다시 100%를 넘는 초고율 관세를 상호 부과하는 '치킨게임'으로 접어들 경우 세계 경제 전체에 미칠 타격도 상당할 전망이다. 실제로 10일 뉴욕증시와 가상화폐 가격이 동반 급락한 것도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한편 양국 모두 4월의 '치킨게임' 양상으로 전개됐던 관세전쟁을 거쳐 어느 정도 관리해온 미중관계를 다시 파국으로 몰고 갈 경우 서로 잃을 것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물밑 접촉 또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허리펑 중국 부총리 라인 가동 등을 통해 상황을 봉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미중관계가 다시 첨예한 갈등 국면으로 진입할지, 아니면 APEC을 계기로 진정 국면으로 전환할지가 세계 경제의 향배를 좌우할 키(Key)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