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4개 공항 노동자 조건부 복귀··· 인천공항은 파업 지속
오는 14일까지 파업 유예, 정부 대응 주시
전국 14개 공항에서 파업을 벌이던 노동자들이 4일부터 조건부로 현장에 복귀했다. 지난 1일 시작된 무기한 총파업을 사흘 만에 일시 중단한 것이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 노동자들은 추석 연휴 기간 내내 전면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소속 약 800명이 4조2교대제 도입과 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공항노동자연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부터 대통령실이 한국공항공사와 면담할 예정인 14일까지 현장에 복귀한다”며 “정부와 관계기관의 책임 있는 대처가 없을 시 15일 다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파업의 직접적 계기는 공항 노동자들의 연이은 사망사고였다. 올해 3월 인천공항에서 29세 청년 노동자가 야간 근무 중 사망했고, 같은 달 19일과 20일에는 두 명의 노동자가 연이어 쓰러졌다. 지난달 26일에도 30세 청년 노동자가 연속 야간 근무 중 발작으로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됐다.
노동자들은 현행 3조2교대제를 4조2교대제로 개편할 것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다. 현재 ‘주근, 주근, 야근, 야근, 비번, 휴일’ 순으로 이틀 연속 야간 근무를 해야 하는 체계에서
노동자들은 “아침 9시 퇴근 후 당일 저녁 6시에 출근해야 하며 공항 휴게실에서 제대로 잠도 잘 수 없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야간노동은 일반 근무에 비해 사고 발생 확률이 30% 높고, 뇌심혈관계 질환, 수면장애, 우울증 등 각종 건강 장해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자회사 노동자 처우 개선도 쟁점
한국공항공사 소속 14개 공항 노동자들은 공사가 자회사와의 계약에서 낙찰률 92%를 임의 적용해 노동자 임금을 억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020년 원가계산가격의 100% 적용을 권고했으나 한국공항공사만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항공사 자회사 3곳의 노동자 5000여 명은 월 40만원씩의 기본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직원 결원 시 노무비를 환수하는 문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공항공사들은 “대체인력을 투입해 연휴 기간 항공기 운항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실은 14일 오후 2시 한국공항공사 회의실에서 공항 관련 사안 협의를 예정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운항정책관, 정책기획관, 한국공항공사 사장 대행, 자회사 사장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 보고, 추석 연휴 중 공항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해 파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14일 협의에서 성과가 없을 경우 파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