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황금연휴, 카드 혜택 ‘폭탄’ 쏟아진다

포인트 100% 적립부터 50개월 무이자 할부까지 대목 잡기 나선 카드사, 장기 고객 확보 전략 총력

2025-10-04     황혜빈 기자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카드사들이 치열한 혜택 경쟁에 나섰다.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카드사들이 치열한 혜택 경쟁에 나섰다. 긴 연휴로 소비가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할인, 포인트 적립, 무이자 할부, 상품권 증정 등 각종 프로모션이 쏟아지고 있다. 카드업계는 이번 연휴가 단순한 매출 확대를 넘어 고객을 장기적으로 확보할 기회라 판단하고, 대형 유통사와 손잡은 공격적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힘내자 대한민국! 황금연휴, 황금소비 Plan’을 내걸고 추석 맞춤형 이벤트를 마련했다. 대표적으로 신한 SOL페이로 기차표를 예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결제금액 최대 100%를 포인트로 돌려주는 추첨 행사를 진행한다. 명절 이동 수요가 높은 점을 반영한 혜택이다. 여기에 ‘가족을 위한 행복 플랜’ 등 세부 프로그램을 더해 레저·외식·쇼핑 분야에서도 다양한 혜택을 배치했다.

삼성카드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유통 채널 협업 전략을 이어갔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에서 선물세트 구매 시 최대 50% 할인을 제공하고, 구매 금액에 따라 신세계상품권을 증정하는 방식이다. 행사 규모도 크다. 10월 초까지 최대 50만 원 상당 상품권을 지급하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질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다.

KB국민카드는 명절 필수품 수요를 겨냥했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일부 점포 제외), 온라인몰에서 10월 6일까지 선물세트를 최대 50%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카드사 자체 행사가 아니라 대형마트와 연계한 즉시 할인 방식이어서 소비자 체감도가 크다. 무이자 할부도 병행해 소비자 부담을 줄였다.

롯데카드는 디지털 플랫폼인 ‘디지로카 띵샵’을 통해 생활 전반으로 혜택을 확장했다. 가전, 가구, 리빙, 생필품에 최대 10% 할인과 50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해 대형 가전이나 가구를 장만하려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여기에 롯데멤버스 카드 고객에게는 5000원 할인 쿠폰 2매를 추가로 증정해 충성 고객 락인 효과를 노린다.

카드사들이 연휴 마케팅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명확하다. 추석은 소비가 집중되는 전통적 대목이자, 장기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최장 10일의 황금연휴로 국내외 여행, 선물, 외식 등 소비 여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세가 자리잡으면서 명절 대면 모임이 다시 활성화된 점도 소비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소비 패턴 변화도 카드사 마케팅을 자극하고 있다. 과거에는 선물세트나 장보기 중심 소비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여행, 호텔 숙박, 항공권, 체험형 서비스까지 소비 영역이 확대됐다. 이에 맞춰 카드사들은 항공사, 숙박 플랫폼, 면세점 등과 제휴 혜택을 확대하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예컨대 일부 카드사는 해외 직구나 항공권 결제 시 포인트 적립률을 높이거나, 여행보험을 자동 제공하는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혜택이 풍성해진 만큼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 할인율이나 포인트 적립률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적용 범위, 최소 결제 조건, 가맹점 제한 등을 확인하지 않으면 기대한 만큼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소비자 커뮤니티에서는 “50% 할인이라고 했지만 일부 브랜드에는 적용되지 않았다”거나 “상품권 증정 조건이 생각보다 까다롭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카드사들의 전략에는 위험 요인도 존재한다. 무분별한 혜택 경쟁은 카드사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고, 과도한 무이자 할부 확대는 가계부채 관리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카드사 마케팅 행태를 예의주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카드업계는 혜택 제공 규모와 재무 건전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다.

다만 카드사들이 명절 대목에 마케팅을 강화하는 움직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혜택 경쟁은 고객의 체감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장기적인 고객 기반 확대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혜택의 ‘가성비’를 따져보며 카드를 선택하고, 카드사들은 혜택 경험을 통해 충성도를 높이려는 전략을 이어간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추석은 소비가 가장 활발한 시기 중 하나라 카드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며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강화해 만족도를 높이고, 이를 장기적인 고객 관계로 이어가는 것이 올해 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