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反전기차' 뚫고 '깜짝 실적'… 현대차그룹 美 판매 14%↑

전기차 판매 153% 폭증…3분기 역대 최고 기록 경신 아이오닉5 최대 1375만원 가격인하로 소비자 공략 강화

2025-10-02     신경훈 편집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관세 리스크와 반전기차 정책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관세 리스크와 반전기차 정책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 축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가격 인하와 다변화된 제품 라인업을 앞세워 시장점유율 확대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1일(현지시간) 현대차 미국법인에 따르면 지난 9월 현지 판매량은 7만1003대를 기록, 전년 동월(6만2491대) 대비 14% 급증했다. 엘란트라 패밀리와 싼타페 하이브리드(HEV), 전기차 아이오닉5가 동월 기준 사상 최대 판매량을 경신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전기차 부문이다. 9월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53% 폭증하며 월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체 소매 판매 5만7435대 가운데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비중이 38%에 달했다. 아이오닉5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51% 늘어나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다.

올해 3분기(1~9월) 누적 판매량은 23만906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현대차는 지난달 말 연방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7500달러) 혜택이 종료된 데 따른 수요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2026년식 아이오닉5의 경우 트림별로 최대 9800달러(약 1375만원) 가격을 낮췄고, 2025년식에는 이달 7500달러의 자체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가격 정책은 현대차의 탄탄한 재무 건전성과 시장 불확실성 극복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미국 현지 생산 및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아 미국법인은 9월 현지 판매량이 6만5507대로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했다고 밝혔다. 3분기 누적 판매량은 21만9637대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모델별로는 K5(85%↑), 카니발(48%↑), 텔루라이드(13%↑), 스포티지(13%↑), 쏘렌토(7%↑), K4(4%↑) 등 6개 주력 차종이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차종별로는 친환경 전동화 모델(26%↑), 세단(19%↑), SUV(6%↑) 모두 증가했다.

에릭 왓슨 기아 미국법인 영업담당 부사장은 "4분기에도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연간 판매 신기록과 함께 역대 최대 시장점유율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전동화 모델과 세단의 두 자릿수 성장은 상품 경쟁력과 폭넓은 라인업 전략이 주효했음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관세 압박과 전기차 보조금 불확실성이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현지화 전략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평가한다. 양사 모두 미국 내 생산거점 확대와 제품 다변화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