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엘앤에프, 새만금 전구체 공장 준공…“中 의존도 낮춘다”

LLBS 전구체 공장 준공, 2029년 전기차 130만 대분 전구체 생산 목표 LS그룹, LS MnM-LLBS-엘앤에프 이어지는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 박차

2025-09-30     임호동 기자
30일 전라북도 군산시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서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의 전구체 공장 준공식을 가진 LS그룹. /LS그룹 제공

LS그룹이 새만금에 대규모 전구체 공장을 세우고 전구체 수입 의존도 완화 및 배터리 사업 강화에 나섰다. 

LS그룹과 엘앤에프가 손잡고 세운 합작사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이하 LLBS)은 30일 전라북도 군산시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대규모 전구체 공장을 준공했다.

LLBS의 이번 전구체 공장 준공은 한국 배터리 산업의 공급망 안정화와 국산화 전략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구체는 배터리 산업의 핵심 소재지만 중국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리스크가 계속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 중국이 장악한 전구체, 국내 생산 거점 준공 

LLBS 준공식에 참석한 (가운데부터 우측으로) 구자은 LS 회장, 김관영 전북도지사, 강임준 군산시장이 김한길 LLBS 생산부문장으로부터 공장 투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LS그룹 제공

LS그룹은 30일 LLBS의 전구체 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구자은 LS그룹 회장을 비롯해 허제홍 엘앤에프 의장, 김관영 전북도지사,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 강임준 군산시장 등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전구체는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을 혼합한 화합물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인 양극재를 만들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간 원료다. 글로벌 배터리 산업 경쟁에서 필수적인 소재로 꼽히지만, 국내의 경 중국 수입 의존도가 90%에 달할 정도로 수입에 의존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LS그룹 지주사 ㈜LS와 하이니켈 양극재 전문기업 엘앤에프는 합작사 LLBS를 설립하고, 총 1조원을 투자해 전북 군산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약 4만 평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준공했다.

LLBS의 전구체 공장은 올해 4월 사용 승인을 받은 뒤 전구체 시험 생산에 돌입했으며, 2026년 2만 톤, 2027년 4만 톤의 전구체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 2029년에는 전기차 130만 대에 들어갈 수 있는 12만 톤 규모 생산을 목표로 한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세계 전구체 시장의 8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며 “새만금 공장은 순수 국내 기술로 글로벌 공급망을 선도하기 위한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탈중국화 정책에 힘입어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속도를 낼 것”이라며 “LLBS가 K-배터리 소재 국산화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제홍 엘앤에프 의장은 “LLBS의 전구체 공장은 한국 2차전지 산업 도약의 전환점이자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새만금을 ‘친환경·고성능 이차전지 소재 글로벌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은 “영어로 Precursor가 ‘선구자’라는 뜻도 있다”며 “LLBS가 한국 2차전지 산업의 선구자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 LS그룹, 전구체 사업으로 ‘배·전·반’ 전략 가속

30일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 공장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발표하고 있는 구자은 LS그룹 회장. /LS그룹 제공

이번 LLBS의 전구체 공장은 전구체 수입 의존도를 낮춰 공급망 리스크 해소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LS그룹이 추진하는 미래 성장동력의 한축으로도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LS그룹은 전기·전력·소재 등 기존 주력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전구체 사업도 미래 성장동력 육성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실제 LS그룹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그룹 내 비철금속 제련사인 LS MnM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S MnM은 약 1조8000억 원을 들여 울산과 새만금에 황산니켈 공장을 짓고 있으며, 2027년 울산, 2029년 새만금에서 각각 가동에 들어가 연간 6만2000톤 규모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이 체계가 완성되면 LS MnM이 황산니켈을 공급하고, LLBS가 이를 전구체로 가공한 뒤, 엘앤에프가 양극재를 생산하는 순수 국내 배터리 밸류체인이 구축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구체 수요는 2024년 320만 톤에서 2032년 777만 톤으로 2.4배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용 전구체는 같은 기간 2.5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내 공급 구조다. 현재 우리나라가 사용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전구체의 90%가 중국산이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전구체 내재화 없이는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 확보가 불가능하다”며 “국내 생산능력 확대와 기술 자립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새만금에 들어선 LLBS 전구체 공장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첫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준공은 단순히 한 공장의 가동을 넘어, 한국 배터리 산업이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