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중국 풍력사업 투자 못 받은 배당금 900억원 받는다

APEC 장관회담 이후 중국 측 전격 합의...10월까지 전액 지급 확약

2025-09-26     진경남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장원부 장관이 8월 APEC 에너지장관회의’에서 왕훙즈 중국 에너지국 국장(장관급)과 면담을 갖고, 한전의 풍력사업 미수금 해결 등 한-중 양국 간 에너지 정책 방향 등을 논의했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한국전력이 중국 풍력발전 사업에 투자했지만, 제때 받지 못했던 약 900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한전은 중국 풍력발전 사업 합작 투자에 관한 미수 배당금 900억원을 오는 10월까지 전액 입금받기로 중국 측 사업자와 합의했다고 25일 밝혔다.

한전은 2005년부터 중국 국영기업인 다탕그룹과 합작해 내몽고, 요녕, 감숙 3개 지역에서 1024MW 규모의 풍력발전 사업을 운영해 왔다. 한전은 약 2300억원을 투자해 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신재생발전 보조금을 받는 사업으로 추진했다.

당초 이 프로젝트들은 중국 정부의 신재생발전 보조금을 받는 것으로 수익 구조가 짜였다. 그러나 중국 내 신재생발전 설비가 급증하면서 중국 정부재원 부족으로 보조금 지급이 지연됐다.

이로 인해 합자법인의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한전은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회수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미수 배당금은 약 900억원에 달하며 사업 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한전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주중 한국대사관과의 긴밀한 협력 체계를 주도하며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8월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에너지 장관회담 계기에 방한한 왕훙즈 중국 에너지국 국장(장관급) 국장에게 이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공식 요구했다. 해당 현안은 양국 고위급 회의에서 직접 논의됐으며, 9월 초 한전은 올해 첫 배당금 145억원을 수령했다.

다탕그룹 측은 이어 지난 23일 김동철 한전 사장이 방중한 가운데 진행된 합작법인 주주 간 회의에서 나머지 배당금 753억원도 10월까지 모두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총 898억원의 미수 배당금이 모두 회수될 전망이다.

한전 관계자는 "산업부-한전-주중 한국대사관’의 삼각 협력 체계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사례"라며, "해외사업 환경에서 기업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규제와 제도적 장벽을 국가 차원의 외교적 지원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