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CEO, 사우디 투자부 장관과 회동··· “중동 AI 시장 선점”

30년 협력 관계, 에어컨·가전 사업 넘어 AI 인프라까지 확대 사우디 투자부 장관, "LG와 협력하는 추진 사업 지원할 것” LG전자, AI 후방산업 선점해 글로벌사우스 성장동력 확보

2025-09-26     임호동 기자
26일 롯데호텔(서울 중구 소재)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칼리드 알팔리 투자부 장관과 만나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공급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한 조주완 LG전자 CEO(좌).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핵심 프로젝트 공략에 속도를 낸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투자부 장관과 만나 네옴시티 내 건설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냉각 솔루션 공급을 비롯해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동은 LG전자가 중동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전략적 파트너로 도약하는 중대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 LG전자-사우디, 30년 파트너십 기반, 협력 확대 도모

이날 조 CEO는 LG전자의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에어컨, 가전 사업은 물론 네옴시티 내 첨단산업단지 ‘옥사곤’에 건설 중인 AI 데이터센터에 냉각솔루션을 공급하는 건에 대해 사우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요청했다. 

이외에도 LG전자가 사우디 유통기업 셰이커 그룹, 데이터 인프라기업 ‘데이터볼트(DataVolt)’ 등 현지 기업들과 추진중인 HVAC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LG전자는 1995년 사우디아라비아 '셰이커'(Shaker) 그룹과 에어컨 사업 협력을 시작으로, 2006년 합작법인을 세워 현지에서 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 30년에 걸친 협력 관계를 토대로 중동 가전·에어컨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이번 회동은 기존 사업 협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AI 인프라 분야까지 협력을 확장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알팔리 사우디 투자부 장관은 “LG와 우호적 관계를 이어온 데 감사하다”며 “사우디는 수출 주도 국가로 도약하는 과정에 있으며, 함께 추진하는 사업은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 LG전자, 데이터볼트와 전략적 협약 체결··· AI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겨냥

LG전자는 이달 초 사우디 리야드에서 셰이커 그룹, 데이터볼트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은 데이터볼트가 건설 중인 차세대 데이터센터에 LG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데이터볼트는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우즈베키스탄, 인도, 미국 등에 거점을 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으로, 네옴시티에 중동 최대 규모의 넷제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이다.

조 CEO는 최근 링크드인에 “중동과 아프리카는 정부 주도의 변화와 대규모 프로젝트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글로벌사우스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LG 성장 전략”이라고 밝혔다. 또 유럽 가전전시회 ‘IFA 2025’에서도 “데이터볼트 데이터센터에 LG 솔루션이 모두 들어가면 조 단위 매출도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LG전자는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을 AI 생태계의 핵심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올해 중동, 미국,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냉각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며 기술력과 신뢰성을 입증했다.

LG전자는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우디는 중동 AI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LG가 선제적으로 옥사곤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것은 중동 내 사업 기회를 확대하는 전략적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