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부터 수소까지 건설 불황 돌파구 '신재생에너지'

주택사업 한계 도달하며 태양광·그린수소로 눈 돌려 국내 발전공기업과 전략적 협력 이어가며 사업 확대

2025-09-26     진경남 기자
국내 건설업계가 태양광·그린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집중하면서 발전공기업과 협력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인공지능 이미지 생성

국내 건설경기 침체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1980~90년대처럼 대규모 택지개발과 도시 건설, 사회간접자본 구축은 더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다. 길고 긴 건설 불황의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태양광·그린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다. 전통적인 주택사업만으로는 수익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국내 건설사들이 비주택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글로벌 시장 개척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 건설업계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사업 수주 이어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태양광, 그린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적극적인 투자와 역량 확보에 나서면서 친환경에너지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 분야를 발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카타르 국영에너지회사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한 2000MW(메가와트) 규모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따냈다.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서쪽으로 80km 떨어진 듀칸 지역에 들어설 이번 발전소는 한국 건설사가 시공하는 태양광 사업 가운데 최대 용량이다.

삼성물산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을 단독 수행하며, 태양 추적식 트래커와 사막 고온에 최적화된 인버터를 적용해 발전 효율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카타르 국가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으로, 삼성물산은 기존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신뢰를 확보해 최종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7월 한국중부발전 등과 함께 '팀 코리아' 일원으로 참여한 미국 텍사스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루시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조달을 마치고 착공에 들어갔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북서쪽 지점 콘초 카운티에 35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여의도 면적의 약 4배, 축구장 약 1653개에 해당하는 1173만5537㎡ 부지에 약 75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준공 후 35년간 연간 약 926GWh의 전력을 생산·판매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개발 초기부터 지분 투자와 기술 검토에 참여했으며, 태양광 모듈 공급도 담당한다. 시공은 미국 프리모리스, 운영은 한국중부발전이 맡는다. 해외 민간 금융기관과 정책금융기관이 대거 참여한 이번 자금조달은 '팀 코리아'의 신뢰성과 사업 역량을 입증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 친환경 생각한 새 먹거리…건설사-발전공기업, 전략적 협력 확대

건설업계는 공사비 급등, 분양시장 위축 등 악재 속에서 기존 주택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전공기업과의 협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양 측이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서 역할을 분담하며, 금융 조달부터 EPC, 현지 운영·유지보수까지 사업을 완결하는 구조로 발전하면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남동발전과 그린수소·청정연료 생산에서 협력하고 있다. 국내 공급은 삼성물산이 주도하고, 남동발전이 생산 전력의 국내·해외 기업 공급 및 무탄소 전력 브랜드 확대하는 것이다. 삼성물산과 남동발전은 포스코홀딩스와 함께 해외에서 그린수소 등 청정연료를 개발·생산해 국내에 공급하고, 이들 청정에너지를 활용한 무탄소 전력사업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현대건설도 한국수력원자력과 협력을 이어가며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4일에는 국내 최초 대규모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를 준공하며, 연간 365톤의 청정수소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구축했다. 현대건설은 수소 플랜트 분야 전문 인력을 투입해 총괄 설계·기자재 구매, 시공 등을 담당했으며 오는 2026년부터 상업용 수전해 수소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하루 1톤 이상을 생산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전공기업과 건설사의 전략적 협력은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글로벌 수주, 대형 프로젝트 성공, 저탄소 전환에 큰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며 "이런 협력 모델이 국내외 대규모 단지 등에서 다양하게 확산되며 탄소중립 달성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