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대 석권하는 K-건설, 디자인 특화 효과 '톡톡'
삼성물산·GS건설·현대엔지니어링, IDEA 본상 수상 단순 미적감각 넘어 사회적 기여 환경성 등 다방면 주목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세계적 권위의 디자인 어워드에서 잇달아 수상하며 'K-건설 디자인'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과거 아파트 외관이나 조경이 천편일률적이라는 지적을 받던 국내 주거 디자인이 이제는 기술과 예술, 지속가능성을 결합한 '미래형 공간 예술'로 재조명받고 있다.
◇ 美 IDEA 어워드 휩쓴 국내 건설…환경·기후변화 대응 주목
삼성물산은 미국 산업디자이너협회(IDSA)가 주관하는 'IDEA 디자인 어워드 2025'에서 래미안 원베일리 단지 내 조경시설인 '래미안 그린 캐스케이드'로 환경 부문 브론즈 어워드를 수상했다. 그린 캐스케이드는 2.5m 콘크리트 옹벽을 자연 친화적 테라스로 대체한 조경시설로, 이끼 식재와 수경 시설, 녹지 공간 등을 결합해 도심 속 ‘숲속 명상 공간’으로 재창조한 디자인이 핵심이다.
GS건설 역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브랜드 갤러리 '하우스자이'의 인테리어로 환경 부문, 미래형 체험 공간 '자이랩'으로 디지털 인터랙션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하우스자이'는 자이 브랜드의 철학을 반영해 공기·소리·빛의 기술적 연출과 동선을 정밀 설계한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힐스테이트 용인고진역 단지의 '헬시 플레저 파크', 모종 네오루체의 '어울림 광장'으로 본상을 수상했다. 어울림 광장은 국내 최초로 탄소흡수량을 산정해 설계된 조경 공간으로 기후변화 대응형 디자인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 세계가 주목한 K-디자인…다방면에서 활약 이어가
국내 건설사들의 세계 디자인상 석권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삼성물산은 2022년 '사계절 벽면녹화 파고라'로 iF 디자인 어워드 본상, 2024년에는 '애니타임 놀이터'로 레드닷 어워드 본상을 수상하며, 국내 건설사 최초로 조경 부문 세계 3대 디자인상을 석권한 기록을 갖고 있다.
현대건설은 원격근무, 개인화 등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미래형 주거 모델 '하우스 오브 디에이치'로 레드닷 어워드 2025에서 위너로 선정됐다. 단순 주거 공간이 아닌 가변형 라이프 플랫폼으로 평가받았다.
DL이앤씨도 지난해 주거 브랜드인 '아크로(ACRO)'와 'e편한세상' 브랜드 가이드라인 'OUR CREED'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및 iF 디자인 어워드의 '디자인 전략 & 브랜드 가이드라인' 부문에서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본상을 수상했다.
GS건설은 자이 브랜드의 웹 매거진 '비욘드에이(BEYOND A.)'로 iF 디자인 어워드 위너에 올라, 국내 건설사 최초로 디지털 콘텐츠 디자인 부문에서도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
◇ 건설업계, 디자인 전문성 강화…"이젠 미적 감각만으론 안돼"
디자인이 단지 '외형의 미'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가치와 기술 혁신까지 아우르는 시대가 되면서 국내 건설사들도 전문 디자인 조직을 강화하며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국내 건물이 과거 외관 중심에서 탈피해, 실사용자 중심으로 정밀 설계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IDEA, iF, 레드닷 어워드 같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는 단순한 미뿐 아니라 혁신성, 사용자 편의, 사회적 기여, 환경성 등을 종합 평가한다. 최근 국내 건설사들의 디자인이 친환경 조경, 커뮤니티 활성화, 정신적 치유 요소까지 아우르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고평가를 받고 있다.
DL이앤씨는 올해 3월 취향 기반 인테리어 플랫폼 '디 셀렉션(D Selection)'을 선보였다. 170만건의 고객 인테리어 데이터를 분석해 선호 스타일별 큐레이션 패키지를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실내 공간의 소비자의 취향이 반영된 ‘데이터 기반 맞춤 디자인’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대우건설은 디자인 특허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디자인 특허 등록 수만 83건으로 대형 건설사 중 최다이며, 현재도 추가 특허 출원이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은 부산 '블랑 써밋 74 커뮤니티'로 iF 디자인 어워드 2025 본상을 수상했으며, 4년 연속 수상 기록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