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박명수가 짚은 주 4.5일제 허상··· “덜 일하면 더 행복하다는 착각”

2025-09-23     신종모

주 4.5일제란 일주일에 하루 반 이틀 정도 근무시간을 줄이는 제도다. 얼핏 보면 누구나 환영할 만한 ‘근무 조건 혁신’처럼 보이지만, 산업 현장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펼쳐진다. 이 제도의 본질은 ‘균형 찾기’이며, 특히 기업 경영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현실적이고 냉철한 고민이 필요하다.

한국 제조업, 건설업 등 산업 현장은 ‘시간이 곧 생산’이라는 절대 법칙 아래 운영된다. 근무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은 생산 가능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고, 이는 기업의 수익성 저하와 직결된다. 남은 시간 동안 더 높은 효율과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질적 전환’의 압박은 중소기업과 현장 근로자 모두에 커다란 부담이다. 실제 중소기업의 90%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를 우려하며, 근무시간 단축은 인건비 상승과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 4일제 시범 도입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업무 밀도 증가로 인해 근로자의 피로도가 오히려 상승하고, 생산성 유지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특히 생산성이 인력과 체력에 크게 의존하는 업종에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뚜렷하다.

이런 현실에 대해 방송인 박명수는 단도직입적이고 강렬한 소신 발언을 내놓아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과거에는) 아빠들도 토요일 오전까지 일했다. 그렇게 했기에 지금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지 않느냐”며, “인구도 줄고 있는데 노동시간까지 줄이면 어떻게 하느냐”고 경고했다. 박명수는 이어 “기업이 살아야 우리가 다 같이 산다”면서 “일하는 환경은 맞춰줘야 하지만, 대화를 통해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단호히 주장했다.

박명수의 발언은 단순 연예인의 의견을 넘어 산업계가 직면한 생존과 성장의 딜레마를 정확히 짚은 현실 진단이다. 근로자 복지와 기업 경쟁력 사이에서 어느 한쪽도 희생 없이 균형을 맞추려면, 현실적 대책과 정책 지원이 필수다.

정부와 사회가 주 4.5일제를 ‘휴식 증가’라는 이상에만 치중할 경우, 현장에는 임금 감소, 노동 강도 증가, 고용 불안이라는 역설적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작업방식 혁신, 조직문화 변화, 자동화·스마트팩토리 같은 기술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

주 4.5일제 도입은 단순히 ‘덜 일하는 날’을 만드는 논의가 아니다. 이는 ‘기업이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식’을 함께 모색하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박명수가 냉철하게 경고한 것처럼 균형이 무너지면 모두 손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변화의 속도와 방향을 설정하는 일은 사회 각계의 요구와 산업 현실 간 충돌을 조율하는 어려운 과제다. 그러나 근본은 기업이 생존하고 근로자가 안정적으로 일할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주 4.5일제는 한국 산업의 ‘균형 잡힌 진화’ 도전 과제로, 박명수의 발언처럼 냉철하고 현실적인 시각과 합의가 현장에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