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重 전력기기, 북미 수주 1조원 돌파… "선제투자 적중"
美 송전망 운영사에 765kV 초고압 변압기·차단기 패키지 공급 계약 성사 멤피스 공장 증설, 생산능력 2배↑… 북미 겨냥해 현지 생산 확 조 회장 “AI산업, 전력 인프라가 근간”… 전력기기 투자 지속
효성중공업이 세계 최대 전력시장인 미국에서 연이은 대형 수주를 성사시키며 글로벌 전력기기 강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올해 북미 지역에서만 1조원을 넘는 수주실적을 올렸다. 올해 2분기 중공업 부문 신규 수주액이 2조1970억원인데 북미 지에서 수주한 금액이 전체 수주의 5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성과의 배경에는 조현준 효성 회장의 ‘선제 투자’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美 기업에 765kV 토털 솔루션 첫 공급… 북미 시장 공략 본격화
효성중공업은 최근 미국 최대 송전망 운영사와 765kV 초고압 변압기, 리액터, 차단기 등을 포함한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기업이 미국의 765kV 송전망에 변압기와 차단기를 패키지로 공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효성중공업은 지난 6월에는 북미 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초고압 가스절연개폐장치(GIS) 계약에도 성공했다.
미국은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기차 보급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365kV, 500kV 대비 송전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는 765kV 송전망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효성중공업은 2010년대 초부터 미국 765kV 초고압 변압기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이번 계약은 그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성과라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에서 송전망 핵심 기기를 토털 솔루션으로 공급할 수 있는 한국 기업은 효성중공업이 유일하다.
◇ 멤피스 공장 증설, 글로벌 최대 생산 기지로··· AI 파고 정조준
효성중공업은 일찍이 미국 현지에서 생산 거점을 확보해 전력 수요 증가에 신속히 대응해왔다. 실제 북미 지역 수주액이 올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는데, 이는 전체 수주의 절반 이상인 53%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멤피스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능력은 2배로 늘어난다. 효성은 2020년 멤피스 공장을 인수한 뒤 지금까지 약 1억5000만 달러(약 2071억원)를 투자했다.
2026년까지 시험 및 생산 설비를 추가로 확충해 세계 최대 수준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 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같은 성과의 핵심 동력으로는 조현준 효성 회장의 선견지명 있는 투자전략이 꼽힌다. 조 회장은 일찍이 전력기기 사업을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설정하고, 글로벌 핵심 전력기기 공급사로 도약하는 것을 중점 과제로 제시해왔다.
실제로 효성은 2020년 미국 멤피스 공장을 인수한 이후 현재까지 약 1억5000만달러(약 2071억원)를 투자했다. 현재 진행 중인 증설공사가 완료되면 생산능력은 2배로 확대되며, 2026년까지는 세계 최대 수준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기지로 거듭날 계획이다.
조 회장은 평소 "AI가 산업과 생활 전반에 파고들며 전력 인프라의 중요성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며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해왔다.
특히 글로벌 전력시장 침체와 유럽 선진기업과의 기술격차 속에서도 AI 스마트팩토리 등 미래 전력망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했다.
직접 경영 참여로 '총력전'
올해 3월부터는 조 회장이 효성중공업 사내이사로 경영에 직접 참여하며 공세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신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그룹 차원의 전방위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는 "AI와 전기화 트렌드가 가속화되면서 전력 인프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효성중공업의 선제적 투자와 현지화 전략이 적중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효성중공업 측은 "북미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유럽, 아시아 등 다른 지역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