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수출 질주··· “K방산 글로벌화 실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르웨이에 ‘K9 자주포’ 24문 추가 공급 2017년 첫 계약 이어 세 번째 성과··· 독일 PzH2000 대비 가격 3분의 1 K9 돌풍에 천무까지··· K방산 세계 4위 도약 가시화

2025-09-19     신종모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노르웨이와 K9 자주포 24문 추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방산 시장에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노르웨이와 K9 자주포 24문 추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방산 시장에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지난 2017년 첫 계약과 2022년 후속 공급에 이어 세 번째 성과를 이룬 이번 거래는 독일 등 전통 강국들을 압도한 K9의 경쟁력을 입증하며, 한국산 자주포가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재편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노르웨이 국방물자청(NDMA)과 K9 자주포 24문을 추가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공급되는 K9 자주포는 최신 통신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노르웨이 군의 요구에 맞춰 성능을 개선할 예정이다. 노르웨이군의 전투체계 적용과 교육·정비를 포함한 지속적인 군수지원 등 노르웨이 군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도 제공할 계획이다.

K9 자주포가 세계 시장을 장악한 비결은 압도적인 가성비다. K9의 평균 판매가격은 70억원으로 독일 PzH2000(220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성능 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K9은 30초 내 사격 후 신속 이탈이 가능하고, 분당 6-8발의 지속 발사 속도를 유지한다. 국산 기술 기반으로 부품 수급이 용이하고 정비 인력 확보가 쉬워 운용 비용까지 낮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K9은 2000-2017년 세계 자주포 수출시장에서 527문이 팔려 48% 점유율을 기록했다. 독일 PzH2000(189문), 프랑스 CAESAR(175문), 중국 PLZ-45(128문)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폴란드 600문 계약 등이 반영되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K9은 터키,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 이집트, 루마니아 등 9개국에서 운용되고 있으며, 이 중 NATO 회원국만 6개국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성공을 발판으로 천무 다연장로켓의 북유럽 진출도 노리고 있다. 천무는 이미 폴란드에 288대 수출계약을 체결해 유럽 시장에 발판을 마련했다. 노르웨이도 기존 MARS 3 다연장로켓 대신 천무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르웨이 콩스버그사의 NSM 대함미사일이 천무에 통합될 경우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K9-천무로 이어지는 '패키지 수출' 전략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18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국방물자청에서 열린 노르웨이 K9 계약식에서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우)와 그로 예레 노르웨이 NDMA 청장(좌)이 K9 자주포 모형을 주고받고 있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지화 전략으로 유럽 블록화 돌파··· 세계 4위 도약

유럽의 ‘바이 유러피언’ 정책에 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폴란드 WB그룹과 천무 유도탄 생산을 위한 현지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유럽의 방산 블록화로 수출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지화를 통한 시장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다양한 지역별 맞춤 현지화 전략으로 K방산의 글로벌화를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 방산 수출은 2020년까지 30억달러(4조1900억원)에 못 미쳤지만 2022년 173억달러, 2023년 135억달러를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에는 230억달러를 달성해 세계 4위 방산 강국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K방산 4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LIG넥스원, 현대로템)의 누적 수주잔고는 100조원을 돌파했으며, 이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만 31조 원에 달한다. 이번 노르웨이 K9 추가 수출은 한국 방산업계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진입해 맞춤형 서비스와 현지화로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