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은행 꿈, 첫 도전은 무산… 한국소호은행 “반드시 재도전”

제4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서 탈락… 자본력·리스크 관리 한계 지적 한국신용데이터 “새 정부 임기 내 인가 확신”… 소상공인 금융 사각 해소 의지

2025-09-17     황혜빈 기자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 제4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 탈락했다.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 제4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 탈락했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의 핵심 주주사이자 주도 기업인 한국신용데이터 측은 “새 정부 임기 내에는 소상공인 전문은행이 반드시 인가될 것”이라며 재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제4 인뱅 예비인가 심사 결과에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최종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중소상공인을 위한 전용 은행 설립을 내세운 첫 번째 시도가 무산된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절차는 금융위원회가 주관하는 예비인가와 본인가 과정을 거친다. 예비인가 단계에서 사업계획, 자본금 조달 능력, 주주 구성의 건전성, 정보보호 역량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된다. 이번 심사에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을 포함한 4곳의 후보가 참여했으며, 결과적으로 모두 탈락했다.

한국소호은행은 중소상공인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 점에서 기존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과 차별화를 꾀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자본 확충 능력, 리스크 관리 방안 등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인가 과정에서는 소상공인 금융 특화라는 사업 모델의 참신성은 인정받았지만, 수익성 확보와 규제 준수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오랜 시간 소상공인을 위한 첫 번째 은행을 기대해준 국민께 감사드리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송구하다”는 뜻을 밝혔다. 동시에 “도전을 멈추지 않고 심사 과정에서 지적된 미비점을 보완해 다시 도전하겠다”는 계획도 강조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 논의는 현 정부 들어 다시 부상했다. 대통령 공약으로 ‘금융 약자 지원’과 ‘중소상공인 특화 은행’ 설립이 언급되면서, 업계에서는 정책적 수요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인터넷은행 관련 업무를 재정비 중이며, 향후 규제 환경 변화가 예상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인터넷은행이 주로 개인 고객과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집중해왔다면, 한국소호은행은 사업자 대출·결제·세무 지원 등 차별화된 포지션을 제시했다”며 “정책적 방향성과 맞아떨어지는 만큼 재도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당국이 금융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보는 만큼, 충분한 자본력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소상공인들은 여전히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다. 제도권 금융 접근이 어려운 경우, 고금리 대부업이나 카드론에 의존하는 사례도 많다. 정부는 정책자금, 보증제도 등을 통해 지원하고 있으나, 여전히 수요와 공급의 간극이 존재한다.

이런 배경에서 등장한 ‘소상공인 전문 인터넷은행’은 금융 사각지대를 메울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받아 왔다. 컨소시엄이 제시했던 사업계획에는 △카드 매출 기반 대출 △세무·회계 연계 서비스 △온라인 결제 및 정산 지원 등 디지털화된 금융 인프라 제공이 포함돼 있었다. 한국신용데이터 등 핀테크 기업이 쌓아온 데이터 역량과 결합될 경우 차별화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특히 한국신용데이터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의 핵심 주주사로서 매출 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통해 소상공인 거래 데이터를 축적해온 만큼, 은행 설립 과정에서도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와 맞춤형 금융 상품 개발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번 인가 불발로 당장은 계획이 멈췄지만, 한국신용데이터가 컨소시엄의 중심축이라는 점에서 향후 재도전 여부와 그 시점은 회사의 전략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는 별도 입장문을 통해 “이번에는 ‘소상공인을 위한 1번째 은행’이 실현되지 못했으나, 곧 도달할 수밖에 없는 미래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 인가를 담당하는 금융 관련 정부조직 개편이 현재 진행 중인 만큼 당분간은 소강 상태가 예상되지만, 새 정부 임기 내에는 소상공인 전문은행이 반드시 인가될 것”이라며 “대통령 공약대로 금융 약자를 위한 인터넷은행이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