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삼호,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한다··· “인력난·안전 근본 해결”
LG CNS와 손잡고 2027년 상용화 목표··· 인력난 해결 기대 AI·로봇 기술 현장 적용 확대··· 고위험 작업 대체·생산성 향상 목표 테슬라 이어 HD현대삼호도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 가시화
HD현대삼호가 조선업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현장에 도입한다. 현재 조선업은 초호황기를 맞아 수주가 쏟아지고 있으나 이를 감당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도입은 인력난 해소와 더불어 최근 국가적 이슈로 떠오른 산업안전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전망이다.
HD현대 조선 3사는 이미 협동로봇 96대를 투입해 용접과 단순 반복 작업을 보조해 왔지만, 복잡하고 정밀한 공정을 대신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사람과 유사한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새롭게 도입해 용접, 측정, 성형, 관제 등 보다 고난도의 작업까지 맡긴다는 구상이다.
HD현대삼호는 15일 회사 VIP홍보관에서 김재을 HD현대삼호 대표, 현신균 LG CNS 대표, 김완수 HD현대로보틱 대표 등을 비롯해 HD한국조선해양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안전한 공정 운영 및 효율화를 위한 휴머노이드 및 물류자동화 기술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에서 HD현대삼호는 제조 데이터 확보와 현장 시설 구축을, LG CNS는 조선산업용 AI 플랫폼 개발과 운영을, HD현대로보틱스는 로봇 동작 제어 기술 개발을 맡는다. HD한국조선해양도 로봇, 시뮬레이션, 용접 등 제조 기술을 지원한다.
개발 예정인 휴머노이드 로봇은 기존 용접 작업 외에도 측정, 성형, 관제 등 다양한 생산 활동에 활용된다. 또한 자율이동로봇(AMR) 개발을 통해 조선소 물류 자동화 시스템도 함께 구축할 예정이다.
앞서 HD현대는 지난 5월 미국 페르소나 AI, 7월 독일 노이라 로보틱스와도 협약을 맺고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추진해왔다. 2026년까지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2027년부터 현장 실증과 상용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13만 명 부족한 조선업, 로봇이 해답
조선업계의 인력난이 위기 수준에 달했다. 2024년 조선·해양 산업인력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업 미충원율은 14.7%로 전 산업 평균 8.3%보다 6.4%포인트(P) 높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2027년부터 약 13만명의 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조선업이 초호황기를 맞아 수주량은 늘어났지만 이를 소화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HD현대 조선 3사는 이미 협동로봇 96대를 현장에 투입했지만 한계가 명확했다. 용접, 측정, 성형, 관제 등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려면 사람과 같은 형태의 로봇이 필요했다.
HD현대삼호는 지난 2022년 자동화혁신센터 출범 이후 협동로봇과 수중청소로봇을 도입하며 안전 강화와 생산성 향상을 추진해왔다. 이번 협력으로 LG CNS의 초거대 언어모델 기반 관리 시스템, HD현대로보틱스의 모션 제어·로봇 기술을 결합해 조선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현신균 LG CNS 대표는 “현장의 AI 혁신에 기여하겠다”고 밝혔으며, 김완수 HD현대로보틱스 대표는 “산업용 AI 로봇의 새 지평을 열겠다”고 말했다. 김재을 HD현대삼호 대표는 “AI·로봇 적용 확대를 통해 안전·품질·생산성 혁신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추격 vs 한국 혁신··· 기술 경쟁 본격화
중국의 빠른 기술 추격도 한국의 자동화 투자를 재촉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 지원 하에 자동화 기술 투자를 대폭 늘리며 한국이 우위에 있던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등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도 기술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HD현대는 오는 2030년까지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FOS) 구축을 목표로 생산성 30% 향상, 건조기간 30% 단축을 추진한다. 기존 협동로봇을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을 통한 복합 작업 자동화로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다시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LG CNS도 조선업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하며 본격 진출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조선업 경력직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테슬라 따라 조선소도 ‘휴머노이드 시대’
제조업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활용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테슬라 옵티머스가 자동차 공장에서 배터리 셀 분류 작업을, 피규어 AI의 피규어02가 BMW 공장에서 자동차 조립을 담당하는 등 실용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조선소는 야외 도크와 실내 공장을 오가며 다양한 고위험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 복잡한 환경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서 가장 까다로운 조건 중 하나지만, 성공할 경우 파급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 예정인 휴머노이드 로봇은 용접뿐만 아니라 측정, 성형, 관제 등 광범위한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또한 자율이동로봇(AMR) 개발을 통해 조선소 물류 시스템도 완전 자동화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고위험 작업에서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최적의 기술로 평가하고 있다”며 “성공적인 도입이 이뤄질 경우 한국 조선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