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ater, 국내 공기업 첫 RE100 달성…수력·조력으로 '재생 100%' 실현
한국수자원공사, 가입 3년 만에 모든 전력 재생에너지로 조달 2030년까지 수상태양광·수열 확대... 민간 기업에 새 해법 제시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국내 공기업 최초로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2021년 4월 RE100에 가입한 지 불과 3년 만에 자체 보유한 재생에너지 발전원만으로 전력 자급률 100%를 실현한 것이다.
9일 K-water에 따르면 지난해 전력 사용량 1731GWh 전량을 수력·조력·수상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으로 충당하며 사실상 RE100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올해도 예상 사용량 1831GWh를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재생에너지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기업들에게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RE100 달성과 K-water의 행보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 국제 캠페인이다. 기후변화 대응과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에 맞춰 전 세계 40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삼성, SK, LG 등 수출 중심의 대기업들이 잇따라 가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K-water는 2021년 4월 국내 공공기관 최초로 RE100에 가입했으며, 지난해 사용 전력량 1735GWh 전부를 재생에너지 발전량으로 충당하며 사실상 RE100을 달성했다. K-water의 RE100 이행률은 2021년 0.2%, 2022년 50%, 2023년 84%로 꾸준히 상승했다. 올해 예상 사용량 1831GWh 또한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K-water는 내부 검증을 완료하고 RE100 캠페인 주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에 최종 검증을 신청한 상태다. 공식 인정은 내년 상반기 발간 예정인 '2025년 RE100 연간보고서'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수력·조력으로 달성한 RE100
K-water가 이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체 보유한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있다. 이 회사는 수력, 수상태양광, 시화호 조력발전소 등 총 1.4GW 규모의 물 기반 재생에너지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254MW의 설비용량으로 연간 552.7GWh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시설이다. 조력발전의 특성상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해 태양광이나 풍력 대비 기저발전원으로서의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K-water의 RE100 달성은 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재생에너지 조달'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PPA를 통해 기업에 안정적으로 재생에너지를 공급함으로써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실제로 K-water는 시화호 조력발전 전력을 삼성전자에, 남강댐 수력 발전소 전력을 SK하이닉스에 각각 공급하며 구체적인 지원 행보를 보였다. 또한, 수열(水熱)에너지처럼 RE100이 인정하는 에너지원은 아니지만 기업의 전력량 사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간접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RE100 한계와 향후 과제
한국의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와 막대한 전력 소비량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 공급량만으로는 RE100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한계를 드러낸다.지난 5월 발표된 '2024년 RE100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RE100 가입 기업의 평균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53%에 달한다. 반면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등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회원사 이행률은 12%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의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와 막대한 전력 소비량에 비해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K-water가 보유한 수력, 조력 등 안정적인 기저발전원의 가치는 더욱 부각되고 있다.
K-water는 향후 민간기업 지원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2030년까지 수상태양광 493MW, 수열에너지 1GW 규모로 시설을 확대해 재생에너지 공급능력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수열에너지는 RE100이 인정하는 재생에너지원은 아니지만, 기업의 냉난방 전력 사용량을 줄여 간접적으로 RE100 달성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K-water의 RE100 달성은 안정적인 재생에너지원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특히 조력발전과 같은 기저발전원을 활용한 모델은 다른 기업들에게도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