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박에 재반박'… 영풍·고려아연, SM엔터 주가조작 관련 공방전 계속
SM 의혹 공방, 영풍 "최윤범 연루 확실" vs 고려아연 "재무적 투자일뿐" 고려아연 반박에 영풍 "정관 개정부터 청산까지 고려아연이 구조 주도"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과 고려아연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주가조작 사건을 두고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영풍은 지난 1일 SM엔터 주가조작 사건에 고려아연의 자금이 사용됐다는 의혹을 재기했고, 같은 날 고려아연은 이를 ‘사실 무근’이라며 반박한 바 있다. 이날 영풍은 “고려아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의 하바나 1호 펀드에 단독으로 1016억원을 출자했고, 이 자금이 SM엔터 주가조작 사건에 사용됐다”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주가조작에 직접 공모했는지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바나1호는 원아시아파트너스가 2022년 9월 설립한 사모펀드로. 검찰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등이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막기 위해 이 펀드를 통해 1천억 원대 자금을 투입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재무적 투자 목적으로 회사 여유 자금을 펀드 등 금융상품에 투자한 것으로, 모든 투자 결정과 출자는 관련 법령 및 회사 내부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진행 된 것”이라며 “고려아연은 해당 펀드를 비롯해 여러 펀드에 출자했으며, 구체적인 투자계획과 집행은 펀드 위탁 운영사들이 주도해 구체적인 매수 및 사후 매각 등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풍은 2일 고려아연의 해명을 재반박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고려아연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자금원이라는 정황이 명확하다는 주장이다.
이날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하바나1호 펀드에 투입한 자금의 흐름이 시세조종 구조를 그대로 보여준다”며 “투자 두 달 만에 절반을 환급받고, 불과 18개월 만에 펀드를 조기 청산하며 현물 배분까지 받은 것이 그 증거”라고 입장문을 통해 주장했다.
실제 2023년 2월 10일, 배 전 총괄의 요청 직후 하바나1호 정관이 개정됐고, 바로 다음날 고려아연이 998억 원을 출자했다. 출자 비중은 99.82%로 사실상 고려아연이 만든 ‘OEM 펀드’였다. 이 자금은 곧바로 SM 주식 매집에 사용됐다.
문제는 이후다. 고려아연은 2023년 4월 11일 520억원을 현금으로 돌려받았고, 같은 해 12월에는 SM 주식 44만여 주(약 400억원 상당)를 현물 배분 받았다. 이후 하바나1호는 조기 청산됐다. 영풍인 이 시기를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시점과 맞물린 시기로 보고 있다.
영풍은 “정관 개정부터 자금 투입, 주식 매집, 현금 분배, 현물 배당, 펀드 청산까지 고려아연이 직접 구조를 주도했다”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풍은 “고려아연이 현재 보유한 SM 주식 44만여 주 자체가 주가조작 자금줄의 결과물”이라며 “최 회장에 대한 수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