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해상변전소 국제 인증 획득··· "1조 달러 미래 시장 선점 시동"

노르웨이선급 500MW급 해상변전소 국제 설계 검증서 획득 미래 해상 풍력 전력 인프라 시장 선점 발판 마련

2025-08-28     신종모
HD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500매가와트(MW)급 해상변전소로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그래픽=그린포스트코리아

HD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500매가와트(MW)급 해상변전소로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오는 2040년 1조달러(약 139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해상풍력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7일 노르웨이선급(DNV)으로부터 500MW급 해상변전소(OSS)에 대한 ‘국제 설계 검증서’를 획득했다고 28일 밝혔다. 

국제 설계 검증서는 설계와 기술 문서 등이 국제 규정 및 표준을 충족했는지를 검증하는 문서로,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인증을 통해 설계의 안정성과 기술적 타당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HD현대중공업이 개발한 500MW급 해상변전소는 14MW 풍력발전기 총 35기의 전력을 송출할 수 있는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 표준 설계다. 해상변전소는 해상풍력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육상으로 송전하기 위한 핵심 설비로, 바다에 설치된 풍력발전기가 생산한 전기를 모아 전력 손실을 최소화한 채 육지까지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주요 기자재의 국산화에 성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국내 기자재 업체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우위로 평가된다.

원광식 HD현대중공업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은 “이번 검증서 획득을 계기로 해상풍력 시장에서 본격적인 수주 활동에 나설 방침”이라며 “다양한 용량과 형태를 갖춘 해상변전소 모델을 개발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수주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폭발적 성장’ 전망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은 연평균 13% 성장해 2040년에는 1조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2024년부터 2033년까지 410기가와트(GW) 이상의 새로운 해상풍력 발전 용량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설치량이 2023년 10.8GW에서 2028년 3배 증가하고 2033년에는 66GW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 해상풍력 시장의 급부상도 HD현대중공업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아시아 지역은 2030년까지 약 100GW의 해상풍력 발전소가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은 2040년까지 45GW, 대만은 2035년까지 20.6GW의 해상풍력 발전단지 추가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급성장··· 2030년까지 45배 확대

국내 해상풍력 시장 역시 급성장이 예상된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에 따라 2030년까지 48.7GW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목표로 한다. 이 중 해상풍력이 12GW(약 25%)를 차지한다. 이는 향후 5~6년간 최대 100조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됨을 의미한다.

국내 해상풍력 설비 용량은 현재 320MW에서 2030년 14.3GW로 약 45배 확대될 예정이어서 기하급수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시장 잠재 발전량에서도 해상풍력(70,996GWh/년)이 육상풍력(38,622GWh/년)의 약 1.8배 수준으로 풍부한 해상 풍력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터빈(두산에너빌리티, 유니슨), 타워(씨에스윈드), 하부구조물(SK오션플랜트, 세아윈드), 설치선박(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해저케이블(LS전선) 등 해상풍력의 주요 기자재를 생산하는 산업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HD현대그룹은 HD현대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을 통해 해상풍력의 주요 구성 요소인 터빈, 타워, 하부구조물, 설치선박 등을 모두 공급할 수 있는 종합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이 노르웨이선급(DNV)으로부터 자체 개발한 500MW급 해상변전소(OSS, Offshore Substation) 모델에 대한 국제 설계 검증서(Verification Letter)를 획득했다./사진=HD현대중공업

인허가 복잡성·글로벌 경쟁 과제도

다만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복잡한 인허가 절차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구조적 문제다. 29가지 법률, 최대 10개 부처를 거쳐야 하며 평균 6년이 소요된다. 해상풍력의 높은 균등화발전단가(LCOE)와 주민 수용성 문제, 어민과의 갈등 등도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과 지멘스 가메사, 베스타스, GE 등 유럽 선진 기업들의 기술력 및 경험이라는 양방향 압박이 존재한다.

그런데도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의 해상풍력 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023년 COP28에서 130개국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로 확대하겠다고 서약한 상황에서 해상풍력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의 이번 행보는 조선업 중심의 기존 사업 구조에서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며 “글로벌 메가트렌드와 국내 정책 지원, 기술적 경쟁력, 완성된 산업 생태계가 조화를 이루는 지금이 해상풍력 시장 선점의 적기”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향후 다양한 용량과 형태의 해상변전소 모델을 추가 개발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인허가 간소화와 기술력 고도화,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등을 통해 해상풍력 분야에서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