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美서 친환경차 150만대 판매 달성

2011년 진출, 14년 만에 대기록…전체 판매 중 21% 차지 2022년 50만대, 2024년 100만대··· 급속 성장

2025-08-25     임호동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누적 판매 150만대를 달성하며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누적 판매 150만대를 달성하며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24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2011년 미국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지난 7월까지 151만5145대를 판매했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 87만821대, 기아 64만4324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성장 속도다. 현대차·기아는 2011년 진출 이후 11년 만인 2022년 누적 50만대를 돌파했고, 이어 2년 뒤인 2024년 100만대, 지난달에는 150만대를 순차적으로 넘겼다. 진출 첫해 친환경차 모델이 단 2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연간 판매량 추이를 살펴보면 성장세가 더욱 뚜렷하다. 두 브랜드는 2021년 11만634대로 연간 친환경차 판매량이 처음 10만대를 넘어선 이후 2022년 18만2627대, 2023년 27만8122대, 지난해 34만6441대로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1~7월 기준으로도 22만1565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18만4346대)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에 힘입어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체 판매량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7월 기준 21.1%에 달했다. 지난해 사상 최고인 20.3%를 올해도 웃도는 수준이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기아 차량 10대 중 2대가 친환경차인 셈이다.

친환경차 유형별로는 하이브리드차가 113만8502대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하이브리드차는 지난 2월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한 바 있다. 이어 전기차 37만4790대, 수소전기차 1853대 순이었다.

모델별 판매 현황을 보면 현대차에서는 투싼 하이브리드가 19만7929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2021년 미국 판매를 시작한 투싼 하이브리드는 출시 이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어 쏘나타 하이브리드 19만2941대, 아이오닉5 12만6363대 순이었다.

기아는 2017년부터 판매된 니로 하이브리드가 18만3106대의 판매량으로 1위를 기록했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12만9113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8만638대가 뒤를 이었다.

현대차·기아 친환경차는 품질 면에서도 미국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북미 올해의 차(NACTOY)로 2023년 EV6, 2024년 EV9이 선정되며 2년 연속 쾌거를 달성했다. 또 지난 4월 미국 시사주간지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발표한 '2025 최고의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어워즈'에서 아이오닉5, 아이오닉6, 투싼 하이브리드 등 3개 차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현대차·기아가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친환경차 모델 수는 하이브리드 8종, 전기차 10종, 수소전기차 1종 등 총 19종이다. 진출 첫해 2종에서 19종으로 크게 확대된 것이다.

앞으로도 라인업 확대는 지속된다. 현대차·기아는 향후 미국 시장에 플래그십 대형 SUV인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와 콤팩트 EV 세단인 EV4 등을 출시해 친환경차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생산 체제도 미국 시장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운영한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과 함께 지난해 10월 양산을 시작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통해 미국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HMGMA는 현재 생산 중인 아이오닉5, 아이오닉9 외에 내년 기아 모델을 생산차종에 추가하고, 향후 제네시스 차량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혼류 생산 체제도 도입해 전기차와 함께 하이브리드차를 내년부터 생산한다.

시장조사업체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친환경차 시장은 올해 상반기 174만939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했다. 친환경차 시장의 빠른 성장세 속에서 현대차·기아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