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K-배터리 3사, 전기차 배터리 안전 위해 ‘원팀’ 결성

한국의 완성차 기업과 배터리기업, 전기차 배터리 안전 위해 뭉치다 1년간 안전 특허·디지털 여권·설계·제조·소방 등 5대 과제 추진 특허 및 프로세스 구축 성과, 향후 협력 MOU 체결…"함께 기술 강화"

2025-08-22     임호동 기자
22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전기차 배터리 안전 강화 기술개발을 위한 지난 1년 간의 협업 결과를 발표하고, 향후 협력 고도화를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한 현대자동차·기아와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사진은 이날 행사에서 향후 협력 고도화 업무협약을 체결한 (왼쪽부터)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 사장,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과 배터리 3사가 손잡고 더 안전한 전기차 개발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기아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22일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전기차 배터리 안전 강화 협력 성과를 발표하고, 향후 공동 연구를 더욱 고도화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작년 8월 현대차·기아가 제안한 ‘배터리 안전확보 TFT’에 배터리 3사가 합류하면서 시작된 이 협력은 1년 동안 이어졌다. 한 나라의 완성차 기업과 배터리 회사 전체가 연합해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안전 기술 확보를 목표로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  더 안전한 전기차를 위해 뭉친 '배터리 안전확보 TFT'… 5대 협업 과제 추진 중

TFT 참여 기업들은 ▲안전 특허 ▲디지털 배터리 여권 ▲설계 품질 ▲제조 품질 ▲소방 기술 등 5대 협업 과제를 선정해 연구를 진행해왔다.

‘안전 특허’ 과제는 각 사가 개발한 배터리 안전 관련 특허 기술을 공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배터리 셀이 비정상적으로 열화할 때 안전성을 확보하는 소재·설계·부품 구조 기술 등이 대상이다. 지난 1년간 단락 방지 기술 등 일부 특허가 공유됐으며, 향후 신규 특허 리스트도 공동 관리할 방침이다.

‘디지털 배터리 여권’은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배터리 생애주기 정보 디지털화 제도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다. 4개 사는 국제 표준을 만족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동시에 안전 특화 항목을 추가한 신규 품질 추적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설계 품질’ 과제는 배터리 화재 원인을 사전에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배터리 셀을 구성하는 인자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개선점을 찾고, 표준 검증 기준과 관리 방안을 고도화해 안전성을 높인다.

‘제조 품질’은 양산 과정에서 불량률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제조 공정을 점검해 생산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제조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분석 품질을 강화하는 지능형 제조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소방 기술’은 국립소방연구원과 협업하는 과제다. 배터리 셀 화재 감지와 진압 기술을 공동 연구해 특허를 출원했고, 전기차 화재 대응 가이드 개정에도 반영했다. 앞으로는 실제 화재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대응 체계를 더욱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과 배터리 3사가 손잡고 더 안전한 전기차 개발에 나섰다./그린포스트코리아 그래픽, 픽세베이 이미지

◇ 더 안전한 배터리 프로세스 구축해 고객 신뢰와 기술 경쟁력 ↑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지난 1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TFT 종료 이후에도 협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새로운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각 사는 안전 신기술 추가 개발, 지식재산권 공유, 열전이 방지 기술 고도화 등 안전 표준 마련에 힘을 모을 예정이다.

현대차·기아 R&D본부 양희원 사장은 “이번 협력은 기업 경영진의 의지, 연구진들의 전문성, 정부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사장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국가 대항전 성격을 띠고 있다”며 “생존의 길은 경쟁을 넘어선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삼성SDI 최주선 사장은 “이번 협업은 단순한 기술 개선이 아니라 산업 안전 기준과 기술 방향을 새롭게 정의한 진보”라며 “보다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배터리 기술로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SK온 이석희 사장은 “K-배터리 3사가 현대차·기아와 힘을 모았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안전 품질이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단순히 한 기업 차원의 기술 개발을 넘어, 한국 전기차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배터리 안전성은 전기차 확산의 핵심 과제인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 기업의 기술 리더십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