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선박 수주량 58% ↓···조선업 침체 국면 가속
1~7월 누계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락 韓, 16% 점유율로 부진··· 중국도 75% 차지하며 동반 하락 2028년 친환경 선박 수요로, 국내 빅3 반등 기대
올해 7월 전세계 선박 수주량이 급감하며 조선업계의 심각한 침체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해운사들의 신중한 발주 기조가 수주 급감의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12일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계 선박 수주량은 203만CGT(58척)를 기록해 전년 동월 487만CGT와 비교해 58%나 줄어들었다. 전월 354만CGT 대비로도 43% 감소한 수치로, 수주 부진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152만CGT(43척)로 전체의 75%를 차지했으나, 절대적 수량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한국은 33만CGT(8척)로 1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양국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상당한 감소세를 나타내며 글로벌 조선업계의 전반적 위축을 반영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연초부터의 누적 실적이다. 올해 1~7월 전세계 누계 수주량은 2326만CGT(788척)로 전년 동기 4765만CGT(1,973척) 대비 51% 급감했다. 수주 척수도 절반 가까이 줄어 조선업계의 구조적 침체가 뚜렷해지고 있다.
누계 기준 국가별 현황을 보면 중국이 1303만CGT(463척, 56%)로 과반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한국은 524만CGT(123척, 23%)를 기록해 전년 대비 37% 줄었다. 중국의 감소폭이 더 커 상대적으로 한국의 점유율 하락 속도는 다소 완만했다.
7월 말 기준 전세계 수주잔량은 1억6479만CGT로 전월 대비 44만CGT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9837만CGT(60%)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3522만CGT(21%)를 기록했다.
중국은 전년 동기 대비 수주잔량이 1337만CGT 증가한 반면, 한국은 403만CGT 감소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신규 수주 부진 속에서도 중국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선박 가격을 나타내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7월 말 186.65를 기록해 전월(187.11)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보합세를 유지했다. 이는 5년 전인 2020년 7월(126.72) 대비로는 47% 상승한 수준으로, 코로나19 이후 선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선종별로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이 2억5100만달러(약 3500억원), 초대형 유조선(VLCC) 1억2600만달러, 초대형 컨테이너선(22~24k TEU)이 2억7300만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주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감소한 것은 조선업계가 본격적인 조정기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8년 LNG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수요 급증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조선 빅3(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에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조선 빅3는 2021~2022년 기간 쏟아져 나온 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 주문으로 도크에 2026년 이후 인도 물량까지 채운 상태다.
2028년을 전후로 한 수주 전망이 특히 밝다. 전세계 LNG추진선(운반선 제외)은 2023년 471척에서 2028년 1034척으로 1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8년부터 초과 수요 상황이 예상됨에 따라 선주와 선사들은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주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친환경 선박 시장이 핵심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환경 규제와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정책 변화로 무탄소 연료인 암모니아 연료 추진 선박의 상용화가 본격 진행되고 있다.
현재 조선 빅3의 경쟁구도도 치열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25척 7조473억원, 삼성중공업은 22척 6조6567억원을 수주했다. 최근 그리스 선사 VLCC 수주전에서는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과의 막판 경합에서 승리하는 등 3사간 경쟁이 치열하다.
업계는 2028년까지 친환경 규제 강화와 LNG선 교체 수요 증가로 한국 조선업계가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