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잘파세대’ 잡는다… 체험·예술 결합한 마케팅 전면전
삼성, 기술과 예술 결합한 ‘언폴더스 체험존' 15일 만에 10만명 돌파 LG "레트로 명소를 공감지능 가전 및 청년 예술 경험 공간으로 리뉴얼" 미래 경제주체 잘파세대 잡는 법… ‘보여주기’ 아닌 ‘경험 시키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잘파(Z+Alpha)세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잘파세대는 Z세대(1990년대 중반 ~ 2010년대 초반 출생)와 알파세대(2010년대 초중반 ~ 2020년대 중반 출생를) 합친 말로, 주로 10~30대를 뜻한다. 절약하는 성향이 강하지만,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며 가치와 혁신에는 과감히 지갑을 여는 세대다.
양사는 제품 성능 홍보를 넘어 문화·예술·체험을 결합한 마케팅으로 잘파세대의 고객 경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세대의 특성을 겨냥한 마케팅으로 미래 경제 주체를 미리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 삼성전자 폴더블폰, 이색 체험 열풍타고 흥행가도 달린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5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운영 중인 ‘더 갤럭시 언폴더스’ 체험존이 15일 만에 누적 1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7,000명 이상이 방문했으며, 이 중 75%가 1030세대였다. 20대 비중이 30% 이상으로 가장 많았고, 여성 방문객이 53%를 차지했다.
체험존은 신형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7·플립7’을 직접 써볼 수 있는 공간이다. 삼성은 프랑스 그래픽 아티스트 장 줄리앙(Jean Jullien)과 협업해 얇고 가벼우며 접히는 ‘종이’ 콘셉트를 공간 디자인에 담았다. 장 줄리앙 특유의 단순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가 곳곳에 배치돼 사진 촬영과 SNS 공유 욕구를 자극했다.
특히 커버 디스플레이에 캐릭터를 띄워 셀피를 찍는 ‘뉴페이스 셀피’ 프로그램은 잘파세대의 챌린지 문화와 맞물려 큰 인기를 끌었다. 2주 만에 관련 게시물이 약 4,000건 올라왔다. 갤럭시 AI로 만든 나만의 캐릭터를 대형 미디어 월에 띄우는 체험, 한정판 굿즈 제공도 흥행을 거들었다.
장소연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1030세대의 뜨거운 반응이 신제품 흥행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남은 기간에도 혁신적인 폼팩터와 갤럭시 AI를 즐겁게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LG전자 ‘금성전파사’, 젊은 예술가들의 감성 더해진 'AI 체험공간'으로 재탄생
LG전자는 서울 동대문 경동시장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를 AI 체험공간으로 리뉴얼했다. 1958년 금성사 시절의 흑백TV·냉장고·세탁기 등을 전시하던 레트로 공간이었으나, 젊은 세대에 입소문이 나며 개관 이후 150만명이 다녀간 명소다.
이번 개편은 LG가 정의한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각·산업·공간디자인 전공 대학생들이 참여해 AI가 구현하는 더 나은 일상을 시각 예술로 표현했다.
전시는 ▲AI for LIFE ▲AI for AIR ▲AI for ENTERTAINMENT ▲AI for FUTURE 등 4개 테마로 구성됐다. AI for LIFE에선 미디어 아트를 통해 스마트홈 일상을 소개하고, AI for AIR에선 냉난방공조(HVAC) 기술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했다. ENTERTAINMENT·FUTURE 구역에선 방문객 표정을 인식해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인터랙티브 아트를 즐길 수 있다.
LG는 ‘공감지능 AI For YOU’ 캠페인도 전개 중이다. 기술·비전을 담은 테크멘터리 24편을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하고, 고객 크리에이터 ‘LG 앰버서더’와 협업해 AI 가전이 바꾼 일상을 영상으로 선보이고 있다.
정수진 LG전자 브랜드커뮤니케이션담당은 “고객이 직접 참여해 공감지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차별화된 AI 가전으로 더 나은 일상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미래 소비 주도층 잘파세대, 특성을 공략하다
삼성은 코엑스 ‘언폴더스’ 외에도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갤럭시 스튜디오’를 열어 1030세대와 접점을 늘렸다. 갤럭시 Z 폴드7·플립7은 국내 사전판매에서 104만대가 팔리며 역대 폴더블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10~20대 여성의 아이폰 선호 현상이 일부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전자 역시 ‘금성전파사’ 외에 영등포 ‘그라운드 220’, 온라인 커뮤니티 ‘재미'(Jammy), ‘라이프집'(Lifezip) 등을 운영하며 Z세대 접점을 확대 중이다. ‘LG크루’와 ‘ESG 대학생 아카데미’ 등 청년 참여형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잘파세대는 절약하는 소비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관·경험·혁신에는 과감히 투자한다”며 “이색적인 제품 경험과 AI 혁신은 미래 고객 확보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