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72.6% 급증··· 삼원계 제치고 대세로

'가성비' LFP 비중 58%, 삼원계보다 많이 팔려··· 중국 독점 심화 속 한국 업체는 북미 LFP시장 공략 가속

2025-08-11     신경훈 편집인
올해 상반기 리튬인산철(LFP) 양극재가 72.6% 폭증하며 시장 재편을 이끌고 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픽사베이 이미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전기차용 리튬인산철(LFP) 양극재가 72.6% 폭증하며 시장 재편을 이끌고 있다. 삼원계를 포한한 전체 배터리 양극재 적재량도 1105.6K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2.6%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EV·PHEV·HEV) 탑재 양극재 총량은 1105.6K톤으로 집계됐다.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도 399.0K톤을 기록하며 26.0%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양극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로,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성능을 좌우하는 요소다. 현재 NCx 삼원계 양극재와 LFP 양극재가 각자의 기술적 강점을 바탕으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LFP 양극재, 삼원계 제치고 시장 점유율 58% 달성

양극재 유형별로 살펴보면, LFP 양극재 적재량이 639.8K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6% 급증했다. 전체 양극재 중 LFP 비중은 58%(무게 기준)로 절반을 넘어서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다.

LFP 공급사별로는 Hunan Yuneng이 169.9K톤으로 1위를 차지했고, Dynanonic(89.8K톤)이 2위를 기록했다. Wanrun(81.1K톤)과 Lopal(74.5K톤)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하며 상위권에 안착했다. 상위 업체 모두 중국계로, LFP 양극재 시장의 중국 독점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반면 삼원계 양극재는 465.8K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에 그쳤다. Ronbay와 LG화학이 각각 1, 2위를 유지했으며, Libode가 미드니켈 양극재 수요 증가에 힘입어 36.7K톤으로 3위에 올랐다. 한국 업체로는 L&F(32.2K톤), 에코프로(29.7K톤), 포스코(21.5K톤) 등이 상위권을 지켰다.

국내 배터리 3사, LFP 생산 체제 전환 가속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도 급성장하는 LFP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기존 삼원계 중심 생산 체제에서 LFP로 확대하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GM과 합작한 테네시주 공장 일부 라인을 2027년부터 LFP 전용으로 전환한다. 저가형 차량 시장을 겨냥한 각형 배터리 개발에도 나섰다.

삼성SDI는 GM과의 인디애나 합작공장에 LFP 생산 도입을 검토 중이며, 2027년 양산 목표로 플랫폼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SK온은 LFP 개발을 완료하고 2026년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기술 격차 좁혀지며 LFP 경쟁력 부각

과거 에너지 밀도 면에서 삼원계가 우위를 점했으나, 최근 LFP 기술 발전으로 격차가 크게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 자체 테스트 결과, 최신 LFP(ESS용) 배터리의 RTE 효율은 삼원계 대비 2% 차이에 불과했다(삼원계 97% vs LFP 95%). 최신 대형 LFP 배터리 'JF2'는 일부 삼원계 수준을 넘어서기도 했다.

LFP 배터리는 안전성과 장수명(충방전 3000회 이상) 측면에서 강점을 보여 대형 ESS, 중저가 전기차, 상용차 등에 적용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삼원계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밀도와 경량화로 고급 전기차에 선호되지만, 코발트·니켈 등 원재료 가격 부담이 크다.

지정학적 리스크 속 한국 업체 기회 확대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와 소재에 대한 고율 관세 정책을 유지하면서 북미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일본 등 중국 외 소재업체들의 북미 시장 진출이 확대되고 있으며, 일부는 현지 생산기지 확보에도 나섰다.

글로벌 소재업체들은 통상 리스크와 공급망 집중 문제에 대응해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 고객 분산, 지역 거점 강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의 기술 봉쇄와 미국, 유럽의 현지화 요구가 충돌하는 가운데, 안정적 생산역량과 기술력을 갖춘 한국 기업의 전략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향후 양극재 시장은 고에너지 밀도, 장수명, 저코발트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 과잉보다는 기술 완성도와 글로벌 분산 생산 전략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경쟁 때문에 LFP를 확대하고 있다"며 "전기차 캐즘과 관세 때문에 LFP 배터리를 탑재해서 가격을 낮추려는 전략때문에 국내 업체들도 LFP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ESS도 안정성과 가격경쟁력이 있는 LFP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어 LFP가 확대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원계배터리를 포기하는 건 아니고 고급 전기차에 삼원계 배터리를 탑재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