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애플과도 파운드리 계약··· 테슬라 이은 연속 성과에 "이재용 효과"
애플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서 차세대 칩 생산"… 아이폰18 탑재 전망 글로벌 기업 대상 2나노·이미지센서 연속 수주… 기술력 입증 이재용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이어지고 있는 성과, 반도체 리더십 기대
삼성전자가 테슬라에 이어 애플과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하며 파운드리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애플은 6일(현지 시각)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서 차세대 칩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이 자사 제품에 탑재할 차세대 반도체를 삼성전자의 미국 공장에서 위탁 생산한다는 의미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에서 생산된 칩은 우선 미국 시장에 공급되며, 이후 글로벌 애플 제품에 탑재돼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최적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과 애플 모두 이번 계약의 구체적인 수주 규모나 생산 제품 종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차세대 아이폰18 시리즈에 탑재될 'CMOS 이미지 센서'(CIS)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애플의 이미지 센서는 일본 소니가 독점 공급하고 있으나,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애플 CIS 공급사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삼성전자는 시스템LSI 사업부가 CIS 설계를, 파운드리 사업부가 생산 및 납품을 맡는 구조로 협업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이번 결정이 공급망 다변화와 미국 내 생산 확대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현지 생산’과 ‘리스크 분산’을 중시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이번 수주로 하반기 파운드리 사업 반등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문은 지난 2024년부터 레거시 공정 수요 둔화, TSMC 등 경쟁사와의 격차, 고객사 재고 조정 등의 복합 악재로 수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테슬라와 22조7648억원 규모의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테슬라에 납품될 칩은 차세대 AI칩인 ‘AI6’로, 삼성은 이 제품을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테슬라의 AI칩은 대만의 TSMC가 독점 공급해 왔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에 이어 이번 애플 계약까지 성사되며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대형 수주 연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복귀와 현장 중심 경영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회장은 지난달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직후 곧바로 미국 출장길에 올라, 테슬라, 애플 등 글로벌 주요 고객사와 직접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133~171조 원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투자 계획을 직접 발표한 바 있다. 그 이후 미국 텍사스 테일러와 오스틴 등에 대규모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결정했고, 이러한 투자가 미국 정부의 자국 내 생산 요구와도 맞물리며 이번 수주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미국 출장은 단순한 투자 행보를 넘어, 미 정부 및 고객사와의 탑다운식 전략 협상을 통한 실질적 성과 창출로 이어졌다”며, “미국 내 공장 투자가 단순 인프라 구축을 넘어 수주 확대라는 결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을 계기로 삼성전자는 TSMC와의 격차를 좁히고, 미국 내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고객 다변화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하반기 추가 수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노미정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상무는 지난달 열린 삼성전자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내 다양한 고객사로부터 첨단 반도체 수주를 목표로 테일러 신규 팹을 구축하고 있고, 내년 본격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중국 확판(중국 사업 확장)과 미주 수요 강세 제품 중심의 판매 확대를 지속 추진하며 가동률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