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GM, 차세대 차량 5종 공동개발…"관세장벽 정면 돌파”
양사, 북미·중남미 겨냥한 차세대 차량 공동 개발 계획 발표 픽업·SUV, 북미용 전기 밴 등 5개 차종, 연 80만대 생산
현대자동차와 제너럴 모터스(GM)가 5종의 차세대 차량을 공동 개발하는 계획을 발표하며, 전략적 협력 관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트럼프2기 행정부에서 세워놓은 관세장벽을 넘어, 미국 등 북미는 물론 중남미 시작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 중형 픽업, 소형 픽업, 소형 승용차, 소형 SUV 등 4종과 ▲북미 시장용 전기 상용 밴 1종을 포함한 총 5종의 차량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지난해 9월 양사가 체결한 양해각서(MOU)에 기반한 것으로, 중남미 및 북미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차급과 파워트레인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전략이다.
양사는 공동 개발 차량이 양산에 돌입하면 연간 80만 대 이상을 생산 및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GM은 중형 트럭 플랫폼 개발, 현대차는 소형 차종과 전기 상용 밴 플랫폼 개발을 각각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차량의 기본 플랫폼은 공유하지만, 각 브랜드의 특성을 반영한 내·외장 디자인은 별도로 개발된다.
중남미용 신차는 2028년 출시를 목표로 현재 디자인 및 엔지니어링 협업이 진행 중이며, 북미용 전기 상용 밴은 이르면 2028년부터 미국 현지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GM과의 협혁으로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관세 영향에서 상당부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IR자료를 살펴보면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판매한 자동차가 총 170여 만대였다. 미국 내 기아와 현대차 공장에서 약 90여 만대를 생산했고,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한 자동차는 약 80만대였다.
여기에 올해 본격 생산에 돌입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생산 능력 30만대를 더하면 올해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는 총 120여 만대다. 2028년부터 GM과의 동맹으로 80만대를 생산하면, 현대차 그룹은 관세 영향을 거의 받지 않게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GM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미와 남미 시장에서의 공동 대응을 통해 고품질·고안전 차량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실판 아민 GM 글로벌 구매·공급망 수석 부사장도 “이번 협업은 중남미 최대 세그먼트와 북미 상용차 시장을 정조준한 전략”이라며, “양사의 보완적 기술력과 생산 규모가 결합해 더 빠르고 저렴한 방식으로 다양한 차량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이와 함께 소재·부품·운송 등 물류 분야에서의 공동 소싱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으며, 원자재·복합 시스템 분야 협력도 논의 중이다. 특히 친환경 제조 방식의 일환으로 탄소 저감 강판 개발에서도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했다.
향후 양사는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기차, 수소연료전지 등 모든 파워트레인 영역에 걸친 기술 협업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추가 공동개발 프로그램을 두고 구체적인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