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2분기 해킹사고로 영업익 37% 감소… “AI 성장·고객 신뢰로 반등”

유심 교체 비용 및 대리점 손실 보상으로 영업이익, 순이익 감소 AI 사업 성장세는 지속… 고객 신뢰 회복 및 AI 사업으로 반등 도모

2025-08-06     임호동 기자
올해 2분기 4월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한 유심 교체 및 대리점 손실 보상 등으로 실적 저하가 나타난 SK텔레콤. /픽사베이 이미지,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합성

SK텔레콤(이하 SKT)이 올해 2분기 사이버 침해사고 발생 이후 시행된 유심 교체, 대리점 손실 보상등으로 인해 실적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SKT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보안 부문에 개선을 이어가는 한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인공지능(AI) 분야 사업을 토대로 도약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SKT는 6일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 4조3388억원, 영업이익 3383억원, 당기순이익 83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4월 발생한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으로 인한 여파가 실적에 영향을 미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실제 유심 교체 비용 및 대리점 손실보상 등 일회성 지출이 반영되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1%, 당기순이익은 76.2% 급감했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특히 2분기 기준 마케팅 비용은 7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 기간에 마케팅 비용이 들지 않았지만, 유심 교체와 유통망 보상안 비용이 지급 수수료 명목으로 묶여 오히려 마케팅 비용 증가가 일어난 것이다. 유심 교체 및 대리점 손실 보상으로 인해 약 25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2분기 SKT의 별도기준 매출은 3조1351억원, 영업이익은 2509억원, 순이익 369억원으로 나타났다. 

◇ AI 부문은 두 자릿수 성장… 데이터센터 확장 본격화

이번 실적의 한 줄기 희망은 AI 사업 부문이었다. AI 전체 사업은 전년 대비 13.9% 성장하며 미래 먹거리로서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DC) 사업은 가동률 증가에 힘입어 13.3% 성장한 108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AIX(기업 AI 솔루션) 부문도 B2B 판매 확대로 15.3% 증가한 46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AI 에이전트 서비스 ‘에이닷’은 누적 가입자 1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최근 선보인 ‘에이닷 노트’와 ‘브리핑’은 한 달 만에 누적 사용자 80만 명을 달성하며 AI 대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SKT는 지난 6월, 아마존웹서비스(AWS), SK그룹 관계사와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울산 AI DC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며, 서울 구로 DC와 함께 총 300MW 이상의 용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SKT는 데이터센터 가동률이 본격화되는 2030년 이후 연간 1조 원 이상의 매출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구축을 통해 국내외 기업간 거래(B2B) 시장 선도에 본격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 SKT “단기 실적보다 신뢰 회복 우선”

한편, SKT는 단기 실적보다 신뢰 회복에 더 무게를 둔다는 방침이다. 

실제 사이버 침해 사고 이후 SKT는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고객 신뢰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고객 안심 패키지 ▲5년간 7,000억 원 투자 규모의 정보보호 강화 ▲전 국민 대상 혜택 제공을 골자로 한다.

또한 SKT는 모든 고객의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을 완료하고, 무상 유심 교체를 실시했다. 여기에 최고 수준의 인증 탐지 시스템(FDS)과 짐페리움(Zimperium) 보안 솔루션도 도입해 보안을 대폭 강화했다. 이와 함께 ‘사이버 침해 보상 보증 제도’도 시행해 유심 복제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고, 전 고객에게 1년간 무상 보안 솔루션을 제공한다.

‘고객 감사 패키지’에는 8월 한 달간 통신요금 50% 감면, 연말까지 월 50GB 추가 데이터 제공, T멤버십 할인 확대 등 약 5,000억 원 규모의 혜택이 포함됐다.

또한 해지 고객이 6개월 내 재가입할 경우 기존 멤버십 등급과 가입 연수를 복구해주는 제도도 시행된다.

SKT는 이러한 고객을 위한 서비스 외에도 고객신뢰위원회와 그룹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의 권고를 토대로 실질적인 변화에 나서고 있다. SKT는 통신사업 재정비와 함께 ‘돈 버는 AI’ 전략도 흔들림 없이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양섭 SKT  최고 재무 관리자(CFO)는 “이번 사고를 철저히 되짚고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며, “새롭게 도약하는 SK텔레콤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