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건설 신축 분쟁③] '아이고 지린내' 새집 이사하라더니 미마감 ‘수두룩’

2025-08-05     장은진 기자
입주기간에도 출입구 마감작업이 한장이다./ 장은진 기자

"어떤 인부가 오줌을 누웠는지 지린내가 진동을 해 들어갈 수가 없어요. 그리고 입주가 시작된 집에 변기 물내림 버튼도 아직 미설치라니 이게 집이에요?"

"사전 점검 때 지적한 사항이 대부분 시정 완료라고 해서 왔는데 대부분 그대로예요"

이는 서울시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현대힐스테이트메트로블의 입주예정자들이 모인 단체카톡방에서 나온 이야기다. 

현재 해당 주택의 입주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마감처리와 사후처리로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입주예정자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5일 입주예정자협의회(입예협)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청량리메트르볼은 지난달 31일부터 입주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후 점검을 신청하거나 그 기간 입주한 다수가 미흡한 현대건설의 마감처리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A입주예정자의 경우 “사후 점검 과정에서 화장실에서 불쾌한 냄새를 맡았다”며 “아마도 인부들이 사용 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거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입주 기간이라 사전점검 때 지적된 부분이 잘 개선됐을 거라고 기대하고 왔으나 이런 집에서 어떻게 사느냐”며 불평했다. 

지난 4~5일 취재한 결과,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B입주예정자의 경우 옵션으로 추가한 IoT(사물인터넷) 서비스가 먹통이었다. 심지어 사후점검 때 달아주기로 한 변기도 미설치돼 있었다.  

그는 “사전점검 때 신청한 건 중 대다수가 시정 완료가 되어 있어 믿고 방문했으나, 서류와 달리 30%밖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전산상으로만 처리했다고 해놓고 현장에 와보니 그대로 인게 태반이었다”고 항의했다. 

방치된 분뇨부터 벽 크랙, 도시가스 배관 미비 등 다양한 문제점이 방치된 채 입주자를 기다리는 세대 내 모습.  장은진 기자

또한 어떤 가구에선 신발장에 흠집이 난 문턱을 수정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흠집을 갈아버리고 마감완료를 처리하기도 했다. 

이 기간 입주한 C씨의 경우 도시가스 배관이 연결되지 않아 요리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수도권 내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예스코'가 구청과 건설사의 서류문제를 지적하며 연결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해 왔기 때문이다.  

도시가스 미연결은 입주자에게 약속된 기본적인 주거 편의시설조차 제공되지 않은 상태임을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C씨 뿐만 아니라 사후점검을 위해 현장을 찾은 대다수 입주예정자들이 도시가스배관이 연결돼 있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입주 전 사후점검을 위해 현장을 찾은 D씨는 "들어가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사전점검일 하고 다를 바 없는 상황에 이사일정을 취소하고 돌아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입주자들은 도시가스 미연결 뿐만 아니라 세대 내 창틀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부분은 서울시 품질점검단에서 강풍 등으로 창문이 깨질 위협이 있다며 창틀을 다시 고정해야 한다고 명시한 부분이다. 하지만 많은 가구에서 창틀 흔들림 현상이 그대로 존재한다고 답했다. 

이밖에 벽지도배 불량, 실리콘 미시공, 문짝 수평불량, 실외기 또는 보일러실 크렉 발생 등 다양한 하자들이 속축했다.  

공용부분 역시 아직 마감처리가 덜 끝난 상황이다. 취재 결과 복도에는 인부들이 사용하는 간이 사다리가 방치돼 있었으며, 지하에는 온갖 공사도구가 널브러져 있었다. 어떤 곳은 누수가 발생한 곳도 있었다. 

복도 벽면도 마감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갈라지거나 덧칠한 부분이 아직 굳지 않은 곳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입주민들의 쉼터로 조성된 옥상정원과 4층 휴게공간의 화분에는 공사 인부들이 버리고 간 담배 꽁초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입주를 강행하므로 인해 현장을 찾은 입주예정자들과 아직 마감작업을 진행 중인 시공인력들 간의 동선이 겹치며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다. 

공용부 구간 곳곳에 공사 작업 후 방치된 자재들이 널부러져 있을 뿐만 아니라 소방실에는 여전히 누수자국이 남아있다./ 장은진 기자

또한 현재 입주기간임에도 불구하고 3일 전 미리 방문 신청 없이는 각 가구 세대를 보여주지 않겠다는 시공사의 태도에 입주 예정자들이 더욱 화가난 상황이다.

한 임대인 예정자는 “이곳에 전세나 월세 등으로 임차인을 맞춰야 하는데 현대건설 측이 3일 전 연락하지 않으면 보여주지 못한다 해 임차인 맞추기에 난감한 상황”이라며 “보통 부동산 공인중개인이 동행한다면 집을 보여주는 게 관례인데 이를 묵인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더욱 문제인 것은 마감 건설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빡빡한 입주 기간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마감 기한을 지키지 못할 경우 많은 위약금을 물게 돼 일단 마감이 덜 끝나더라도 해당 사례와 같이 부분준공을 우선 받은 후 입주를 받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이러할 경우 마감공사로 인해 실제 입주기간은 빠듯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마감공사가 덜 끝난 상황에서 미처리된 공사 자재 등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짧은 기간 내 임대세대와 함께 입주를 끝마쳐야 돼 입주예정자들이 더 큰 분노를 사고 있다. 입예협에 따르면 시행사의 실수로 인해 장기임대주택의 입주기간을 조정하지 못해, 임주예정자와 장기임대세대가 동시에 입주해야만 한다. 

해당 세대는 오피스텔과 소형주택이 혼합된 주상복합주택으로 공용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고는 이사할 수 없다. 하루에 최대 9세대가 한계다. 

하지만 시행사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과거 입주기간을 45일에서 60일로 연장한 것 외, 추가적인 조치는 없는 상황이다.

현대건설 측에 미흡한 상황을 고지하며 연락을 취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