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LFP배터리 6조원 계약 '잭팟'… '리밸런싱' 성공
3년 간 ESS용 LFP 배터리 공급··· 상대는 테슬라 추정 中 지배하던 LFP 생산·ESS 전환 등 '리밸런싱' 성과
삼성전자에 이어 이번엔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와 약 6조억원대 규모의 리튬인산철(LFP)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정부의 중국산 배터리 규제로 공급망 개편에 나선 테슬라의 조건에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현지 생산 역량 및 ESS용 LFP배터리 대규모 양산 역량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즉, LG에너지솔루션의 리밸런싱 전략이 제대로 먹힌 것이다.
◇ 반도체는 삼성, 배터리는 LG엔솔?
LG에너지솔루션은 30일 5조9442억원 규모의 LFP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25조6000억원)의 23.2%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수주 계약금액 기준 가장 큰 규모다. 수주 일자는 지난 29일로, 계약기간은 8월 1일부터 3년간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공급 외에도 고객과의 협의에 따라 총 계약기간을 7년까지 연장하고 해당 물량을 추가 공급할 수 있는 계약을 포함하고 있어 계약 금액 및 계약기간 등의 조건은 변동될 수 있다”며 “경영상의 비밀유지 필요에 따라 계약 상대 등 상세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계약상대와 계약의 상세내용을 비공개했지만 업계와 외신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에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에서 생산하는 LFP배터리는 ESS용 배터리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로이터 등의 외신은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에 ESS용 LFP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 전략적 리밸런싱의 성과, 북미 현지 생산 능력과 ESS용 LFP배터리 선점 적중
실제 테슬라는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의 대중국 규제 및 관세에 대응하고, 북미 지역에서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국 외 기업으로부터 LFP배터리를 수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미국에서 중국산 배터리의 경우 총 40.9%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58.4%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현지에 생산 거점을 가동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반사이익을 보게 된 것이다. 해외 기업이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할 경우 관세는 적용되지 않는데,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오하이오주, 테네시주, 미시간주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부터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배터리 대규모 양산에 돌입한 상황이다. 또한 현지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라인을 일부 전환해 올해 말까지 17GWh, 내년 말까지 30GWh의 ESS용 LFP 배터리 생산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현지 생산 능력과 공급 안정성이 테슬라의 공급사 선정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이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기업보다 빠르게 ESS용 LFP배터리 양산에 돌입한 것도 이번 테슬라와의 계약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전기차 배터리 라인을 전환해 ESS용 LFP배터리 제품을 준비 중이지만, 양산단계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 추진한 전략적 리벨런싱의 성과로 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으로 전기차 배터리 매출 공백이 발생하자 ESS용 배터리로 전환을 시도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가, 신재생에너지 비중 증가 등으로 ESS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공간을 ESS 매출 성장을 통해 보완해 하반기 수익 개선을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 지역 다수의 고객들과 ESS용 배터리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도 최고의 기술력과 빠른 현지 대응을 바탕으로 고객가치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