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 전압형 HVDC 생산기지 첫 삽… 3300억 투자해 주도권 노린다

창원공장에 국내 최대 HVDC 변압기 생산기지 구축… 2027년 완공 목표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및 AI·RE100 수요 대응 등 전력산업 정조준

2025-07-30     임호동 기자
30일 경남 창원에서 HVDC 변압기 전용공장 기공식을 개최한 효성중공업. /효성 제공

효성이 미래 전력산업의 핵심 기술인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압기 생산기지를 구축에 돌입하며, 본격적인 기술 국산화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효성중공업은 30일 경남 창원에서 HVDC 변압기 전용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상운 효성 부회장,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해당 공장은 국내 최대의 전압형 HVDC 변압기 전용공장이다. 효성중공업 창원공장 내 부지(약 2만9600㎡)에 들어설 예정으로, 2027년 7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효성중공업은 공장 신축 약 2540억원을 포함해 HVDC의 핵심 설비인 ‘대용량 전압형 컨버터 시스템’ 제작시설 증축, R&D(연구개발) 과제 수행 등 HVDC 사업을 위해 향후 2년간 총 3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HVDC 기술은 기존의 교류 송전(HVAC)보다 전력 손실이 적고 장거리 송전에 유리해 차세대 전력망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HVDC 기술은 소수의 해외 전력기기 업체만 보유해 해당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효성중공업은 2017년부터 HVDC 기술 개발을 시작해 총 10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국내 최초로 200MW급 전압형 HVDC 기술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효성중공업은 앞으로 2GW(2000 MW)급 대용량 전압형 HVDC 개발을 통해 소수 해외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 HVDC 시장에서 기술 국산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전압형 HVDC는 수출산업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며 “효성중공업이 독자기술로 ‘K-전력’의 위상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핵심 기술 확보… 국산 HVDC 본격화

효성중공업 HVDC 변압기공장 기공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이상운 효성 부회장. /효성 제공

효성중공업은 이번 신축 공장과 HVDC 기술력으로 국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효성중공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에서도 HVDC 기술이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새 정부는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 재생에너지 확대 및 활용을 위해 203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를 구축해 호남지역 재생에너지 단지와 수도권을 전력망으로 연결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효성중공업의 전압형 HVDC는 실시간 양방향 전력 제어가 가능하고 전력계통 안정화에도 유리해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불규칙한 재생에너지 연계가 가능하다. 이는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에 필수적인 요소다

또한 100% 국산 기술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국내 기술이 적용된 HVDC를 사용할 경우 전력망 유지보수, 고장 시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 교류·직류 전력시장 동시 대응… 글로벌 확장 시동

효성중공업이 HVDC 변압기 전용 공장을 건설하는 창원공장 전경. /효성 제공

신축 HVDC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는 2028년부터 효성중공업 창원공장 전체 변압기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약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효성중공업은 독자기술로 시스템 설계, 기자재(컨버터, 제어기, 변압기 등) 생산까지 가능한 국내 유일 HVDC 토탈 솔루션 제공사가 될 전망이다.

이를 토대로 효성중공업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폭증하고 있는 기존 교류 전력시장 수요와 미래 성장성이 높은 직류 전력시장 수요를 모두 만족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글로벌 전력시장에서는 HVDC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과 국가간 송전망 연결(슈퍼 그리드)이 활발한 유럽과, AI 산업 성장으로 전력소모가 급상승하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시장이 지속 확대 중이다.

글로벌 HVDC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122억 달러(한화 약 16조 8000억 원) 규모에서 향후 10년간 연평균 8.1% 성장해 2034년 약 264억달러(한화 약 3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HVDC 변압기 공장 신축을 발판으로 현재 협의중인 해외 프로젝트를 포함해 글로벌 시장으로 점차 보폭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