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2분기 사상 최대 실적··· “LNG선 중심 체질개선 결실”

적자에서 흑자로, 96억원 손실서 3717억원 이익으로 저가 수주 컨테이너선 비중 축소, 고수익 LNG선 확대

2025-07-29     신종모
한화오션이 2025년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조선업계 ‘턴어라운드(개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한화오션이 2025년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조선업계 ‘턴어라운드(개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저수익 컨테이너선에서 고부가가치 액화천연가스(LNG)선으로 과감한 포트폴리오 대전환을 단행한 결과다. 

한화오션은 2분기 영업이익이 37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29일 밝혔다. 매출안 3조29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매출 증가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조업일수 증가와 함께, 수익성이 높은 LNG 운반선의 매출 비중이 확대된 영향에 따른 것이다. 증권가 컨센서스를 38.7%나 뛰어넘은 어닝 서프라이즈는 한국 조선업 전체의 구조적 회복을 상징하는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6조4372억원, 영업이익 630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3.6%, 영업이익은 무려 1,355.7%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3642억원으로 1,443.2% 급증하며 전 부문에서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상선사업부는 LNG 운반선 매출 비중 확대에 따라 매출과 이익 모두 증가세를 지속했다. 한화오션은 저가 수주 컨테이너선의 매출 인식 비중을 축소하고, 고수익 LNG선 매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특수선사업부는 장보고-Ⅲ Batch-Ⅱ 선도함 건조가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면서 전분기 대비 매출이 다소 감소했지만, 잠수함·수상함 및 미 해군 대상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의 안정적인 생산이 지속되며 견고한 이익률을 유지했다. 해양사업부도 드릴십 성능개량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전분기 대비 매출이 소폭 상승했다.

한화오션은 미국 시장 진출에도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2일 미국 필리조선소로부터 수출형 LNG운반선을 수주했는데, 이는 1970년대 후반 이후 처음으로 미국 조선소에서 발주한 LNG운반선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현재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소 중 유일하게 미 해군 함정 MRO 트랙레코드를 구축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찰스 드류’함을 포함해 연이은 미 해군 함정 정비사업을 수주하며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공급과잉 우려 속 선별 수주 전략 강화

한화오션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도전 과제가 남아있다.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5~2026년 중 LNG선 선복량이 연간 두 자릿수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2027년 이후에는 둔화될 전망이다. 특히 2018년부터 이어진 LNG운반선 신조 발주 붐으로 올해부터 2027년까지 매년 90~100척의 LNG운반선이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어서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LNG운반선 운임이 이미 급락하기 시작했고, 향후 2~3년간 수주 공백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화오션은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생산 안정화를 통해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을 이루고 있으며, 원가 절감 활동 병행으로 수익성 극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이 6월 말 기준으로 보유한 LNG선 수주잔고는 65척, 157억 달러 규모로 향후 3~4년간의 안정적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이는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오션의 이번 실적은 단순한 일회성 개선이 아닌 수익 구조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LNG선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선박 포트폴리오 구축과 미국 시장 진출 성과가 맞물리면서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화오션은 지난 2021년 이후 대규모 수주와 선가 상승으로 조성된 우호적 환경 속에서 한화오션은 가장 극적인 턴어라운드를 성공시킨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강화와 미-중 분쟁이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기술을 보유한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