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선사 ECO, HD현대서 기술 습득···한미 조선협력 시동

HD현대가 미국 조선업 재건에 적극 나서며 현지 선박 공동건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1위 조선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미 조선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HD현대는 미국 선박건조 파트너사인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의 디노 슈에스트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과 엔지니어 등 10여 명이 한국을 방문해 공동건조 세부방안을 논의했다고 23일 밝혔다.

ECO 대표단은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HD현대 글로벌R&D센터와 울산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야드를 둘러보며 한국 조선업의 첨단 기술력을 직접 확인했다. 특히 디지털관제센터에서 전 세계 운항 선박들의 실시간 운용 현황을 살펴보고, 자동화 솔루션과 로봇 용접 기술 등 혁신 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

양사는 지난 6월 전략적·포괄적 파트너십 협정을 체결하고 오는 2028년까지 ECO 조선소에서 중형급 컨테이너 운반선을 공동 건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협력 범위는 선박 건조를 넘어 항만 크레인 등 안보 관련 분야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HD현대는 이미 지난달 전문가 10여 명을 ECO 조선소에 파견해 생산공정 체계를 점검하고 생산성 개선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실질적 협력에 착수했다. 이번 ECO 대표단 방한에 동행한 엔지니어들도 약 1주일간 한국에 머물며 선진 조선 공법을 습득하고 기술 교류 워크숍에 참여할 계획이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HD현대는 미국 조선업 재건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며 "미국 현지 선박 공동건조가 한미 조선 협력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CO는 미국 내 5개 상선 건조 야드를 보유한 조선 그룹으로, 해양지원선박(OSV) 300척을 직접 건조·운용하며 해당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미국의 조선업 부활 정책과 한국 조선업계의 글로벌 확장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며 “HD현대는 이를 통해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조선 강국으로서의 기술력을 세계에 입증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