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참여형 사회공헌 확산…"기업·소비자 손잡고 나눔 실천"
KB국민카드, 동남아 아동 대상 비대면 봉사 시행 기업들 ESG 경영 강화로 대기업들 '참여형 봉사활동' 늘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기업 평가의 핵심 지표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고객 참여형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기존 임직원 중심의 일회성 봉사에서 벗어나 고객이 직접 참여해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KB국민카드는 23일 여름방학을 맞아 캄보디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진출국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비대면 참여형 봉사활동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고객이 직접 제작한 물품을 해외 아동들에게 기부하는 방식으로, 2017년부터 지속해온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봉사활동 환경을 반영해 모든 과정을 실내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참여 고객에게는 KB금융그룹 캐릭터 '스타프렌즈'가 그려진 티셔츠 채색 키트인 '사랑T'를 비롯해 비즈로 장식하는 에코백, 원목 소재 독서대 조립 키트 등이 제공된다. 여기에 가정에서 의류나 문구류를 모아 기부하는 '나눔 상자' 활동도 병행된다.
참여를 희망하는 고객은 8월 29일까지 KB국민카드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신청 후 QR코드로 배송지 정보를 입력하면 봉사 키트를 받을 수 있다. 완성된 물품은 KB국민카드 임직원이 제작한 후원품과 함께 패키징돼 해외 아동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고객 참여형 사회공헌은 이미 주요 대기업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삼성SDS는 온라인 IT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임직원과 고객이 함께 AI 분야 재능기부에 나서고 있으며, 프로그램당 100여 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KT는 전·현직 직원과 고객, 사회복지사가 함께하는 'IT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전국 6만 명의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디지털 격차 해소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로슈진단의 '볼룬티어 투게더'는 임직원 가족과 고객이 참여해 이웃·환경·동물 보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200명이 참여해 500시간의 봉사와 2000만원의 기부 성과를 거뒀다. HD현대오일뱅크는 임직원과 아동복지시설이 협력해 친환경 팝업북 1136권을 제작·기부하는 등 200여 명이 참여하는 성과를 올렸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100대 상장기업 기준 사회공헌 프로그램에서 고객·지역사회 참여형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업당 평균 2.7개의 참여형 봉사활동을 운영하고 있으며, 참가 대상도 아동·청소년(34.75%), 지역사회(23.05%), 장애인(13.12%) 등 다양한 계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기부나 일회성 봉사에서 벗어나 고객과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사회공헌 모델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ESG 경영이 강화되면서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