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퇴직 인력 채용 나선다…불경기 늪에 빠진 은행 명퇴자 대거 몰릴 듯
재취업 교육, 경력 컨설팅 등 은퇴 후 커리어 지원
우리은행이 금융권 퇴직 인력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다시 현장에 접목하기 위한 채용에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서류전형과 인·적성검사와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본부부서 지원 업무와 기업영업 부문을 채용할 예정이다.
본부부서에서는 내부통제, 모니터링, 여신 감리 등 리스크 관리 중심의 업무에 배치될 예정으로, 고도의 판단력과 금융 실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퇴직인력의 전문성이 내부통제 체계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찾아가는 기업금융 상담’을 위해 우리은행 퇴직 직원은 물론 시중은행, 신용·기술보증기금 등의 기업금융 분야에서 퇴직한 전문가도 뽑는다. 이들은 지역 기반의 중소기업을 직접 찾아 현장 밀착형 금융컨설팅을 제공한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퇴직 예정자와 퇴직 인력을 대상으로 재취업 교육과 맞춤형 경력 컨설팅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우리은행을 비롯한 다른 금융회사 등 다양한 경로로의 재취업을 지원해 은퇴 후 커리어 설계까지 통합적으로 지원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퇴직인력 재채용은 전문성을 갖춘 금융권 퇴직자의 오랜 경험을 리스크 관리와 영업에 동시에 활용할 전략적 선택”이라며, “금융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고경력 인력의 활용 방안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재채용으로 정년을 연장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어, 중장년층의 경력 지속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우리은행의 이번 퇴직인력 재채용에 명예퇴직한 전직 은행원들의 뜨거운 관심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와 올해 은행권에서 명예퇴직한 인원만 4000명이 훌쩍 넘기 때문이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서만 1800여 명이 명예퇴직으로 직장을 떠났다. 올해 상반기에는 2300여 명이 명예퇴직으로 은행 문을 나섰다. 시중은행 외 지방은행, 신협 등 범 금융권을 따지면 직장을 그만둔 은행원이 5000명은 족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명예퇴직자가 급증한 것은 연령이 낮아져서다. 전통적으로 40대 후반~50대 초중반이 대상이었으나, 최근에는 30대 후반(1986년생)까지 최소 연령이 낮아졌다. 또한 과거 10년 이상 근속자를 중점 대상으로 삼았으나, 최근 근속년수가 짧아도 연령과 본인 희망 여부에 따라 명예퇴직 대상이 확대됐다. 이들 '젊은 명퇴자'들을 중심으로 재채용에 지원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은 특별퇴직금을 받고 나와, 상당수가 자영업자로 변신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계엄과 탄핵을 거치며 극심한 불경기가 몰아닥쳐 명예퇴직 은행원들의 재취업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