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美 원전해체 사업 진출로 국내외 시장 주도권 잡는다

美 원전 해체 수행으로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

2025-07-03     진경남 기자
인디안포인트 원전해체 작업 모습./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이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미국 원전해체 사업에 본격 참여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50년 5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원전해체 시장에서 선제적 포지셔닝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은 3일 "미국 원전해체 전문업체 홀텍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인디안포인트(IPEC) 1~3호기 원전해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해외 원전해체 현장에서 실질적인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원전해체는 발전소 영구 정지부터 설비 해체, 방사성 폐기물 처리, 부지 복원까지 통상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초고난도 기술집약 사업이다. 전 세계적으로 해체가 완료된 상업용 원전은 25기에 불과할 정도로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다. 국내에서는 고리 1호기가 지난달 8년 만에 해체 승인을 받으며 본격적인 해체 절차에 돌입했다.

현대건설이 홀텍과 함께 수행하고 있는 핵심 공정은 원자로 구조물 절단, 사용후핵연료 제거, 방사성 폐기물 관리 등 고위험 작업들이다. 특히 원격 자동용접 시스템과 특수 인양 시스템 등 작업자의 방사선 피폭을 최소화하는 첨단 기술 활용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회사는 그간 고리 1호기 증기발생기 교체 등 노후 원전 정비사업 참여를 통해 관련 경험을 차근차근 쌓아왔다. 2022년 홀텍과의 본격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도 이같은 기술적 기반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홀텍은 미국 핵연료 및 방사성 폐기물 관리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한 핵연료 건식저장 시스템 보유업체로, 현대건설은 해체 분야를 넘어 방사성 폐기물 저장기술까지 협력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술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9년 한국수력원자력 발주 과제를 통해 해체 원전 지하수 감시 및 오염평가, 지하수 복원, 규제 해제 기술 등을 확보했으며, 자체 개발한 오염토양 복원기술로 2022년 환경부 녹색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부터는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등 국내 영구정지 원전에 대한 부지조사와 원전해체 절차 수립 용역도 수행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글로벌 원전해체 시장은 2050년 5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는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며 "현재 미국 원전해체 경험을 보유한 유일한 국내 건설사로서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외 원전해체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미국 현지에서 확보한 선진 기술과 노하우를 고리 1호기를 비롯한 국내 원전해체 사업에 적용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