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풍력 강자들, 한국 해상풍력 시장 '러브콜'… 英·네덜란드 등 집결

한국풍력 아시아 허브 성장 가능성에 글로벌 기업 대거 진출 협단체 간 협력 통해 아시아 및 유럽 등 시장 진출 공동 모색

2025-07-03     진경남 기자
영국, 일본, 네덜란드, 스페인 등 주요 해외 국가의 풍력 전문 기업과 기관들이 한국을 찾으며 해상풍력시장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인공지능이미지 생성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해상풍력 산업이 재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일본, 네덜란드, 스페인 등 주요 해외 국가의 풍력 전문 기업과 기관들이 대거 한국을 찾았다.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해상풍력 공급망 컨퍼런스 전시회'에는 국내외 총 74개 기업이 참여하며 한국 해상풍력 시장에 대한 글로벌 관심을 입증했다.

덴마크의 오스테드, 독일의 RWE 등 해외 주요 풍력강국의 기업들은 과거부터 한국의 기술력과 지리적 이점 등 한국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매년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의 기술력을 확인하는 연장선인 동시에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협력을 모색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이들 기업은 한국 해상풍력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지만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고성장 가능성을 가진 유망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의 해상풍력 설치 목표 등 강력한 정책 및 해상 조건, 높은 산업 기반 수요처 등으로 향후 동북아 시장의 허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英·네덜란드, 한국 해상풍력 기술 협력 본격화

영국은 이번 전시회에 주한영국대사관 주도로 총 8개 해상풍력 기업이 참가했다. 영국 정부는 기술 중심 산업 파트너로서 협업 기회를 확대하는 동시에 영국의 새로운 면모를 소개한다고 밝혔다.

영국은 2023년 14.7GW(기가와트)에서 2030년까지 50GW 이상의 해상풍력발전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지닌 세계 최대 수준의 해상풍력 강국이다. 북해 연안의 얕은 수심과 강풍 조건, 해양플랜트 기술을 활용한 풍부한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해상풍력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이번에 참가한 벤테라그룹, 액티언, EPI그룹, CRP서브시 등은 설계, 설치, 엔지니어링, 지반 조사, 해저 케이블 보호 등 해상풍력 전주기 기술을 보유하며 협력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 중 벤테라그룹의 산하기업 파운드오션은 국내 해양 구조 전문 기업 케이베츠와 손잡고 한국 해상풍력 구조물에 적합한 그라우팅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국산 공급망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네덜란드도 주한네덜란드대사관과 풍력산업협회를 중심으로 8개 기업이 참가했다. 유럽 내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해상풍력국인 네덜란드는 정책·산업기반이 결합된 모델로 주목받고 있으며, 영국과 마찬가지로 북해를 거점으로 전력 수출 및 유럽 전력망 연계에 용이하고 해양플랜트, 중공업, 해양엔지니어링 기술력을 갖춘 국가다.

특히 네덜란드기업청은 해상풍력 입찰 전 단계부터 개발 부지 지정, 인허가 절차 지원을 담당하며 산업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참가 기업은 갱웨이를 활용한 해상 접근 솔루션을 지닌 암펠만, 해상풍력 운송 및 설치 장비기업 TWD, 재생에너지 엔지니어링 기업 폰데라, 해상풍력 설치 전문 서비스 시웨이7 등 해상풍력 설치 및 운반에 강점을 둔 기업들이다. 

한·일 협회, 아시아 해상풍력 공동 진출 '맞손'

아시아 해상풍력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각국 협단체간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한국풍력산업협회는 이번 전시회에서 일본풍력발전협회와 '아시아 풍력산업 발전을 위한 공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양국은 공급망 연계, 기술 교류, 공동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향후 아시아 시장 진출 및 선도를 위한 공동 활동도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높은 재생에너지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특히 해상풍력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입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기술력과 정책 기반, 산업 구조 등에서 상호 보완적 강점을 지닌 두 나라가 협력해 아시아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승철 한국풍력산업협회 부회장은 "한국과 일본의 풍력협회가 손잡고 아시아 풍력시장 발전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양국이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하며 아시아 풍력산업의 성장을 함께 이끌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