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세제 안 쓰는 유리 파우더 '미네랄 워시' 만든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한국물포럼과 MOU 체결, 환경성·세정력 검증 착수 유리 파우더 계면활성제 없이도 세정 효과… 전력·물 사용량 줄여 항균·해양 복원까지… B2B 신사업 시동

2025-06-27     임호동 기자
국가물산업클러스터사업단, 한국물포럼과 계면활성제를 대체하는 세탁 세제 원료가 될 수 있는 수용성 유리파우더 ‘미네랄 워시'(Mineral Wash)의 가능성 확인에 돌압하는 LG전자. 사진은 미네랄 워시를 활용해 세탁하는 모습을 연출한 장면./LG전자 제공

LG전자가 세탁 세제 원료로 계면활성제를 대체할 수 있는 기능성 신소재인 유리 파우더 ‘미네랄 워시’(Mineral Wash)의 가능성과 친환경성 확인에 돌입했다.

LG전자는 지난 26일 국가물산업클러스터 글로벌비즈니스센터(대구광역시 소재)에서 국가물산업클러스터사업단, 한국물포럼과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 구현을 위한 저탄소 미네랄 워시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워터 포지티브는 기업이 소비하는 물보다 더 많은 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내 지속 가능한 물 관리에 기여하는 것을 말한다. 물 사용량 절감, 하·폐수 재이용, 하천 복원 등 다양한 활동이 있다.

지난 26일 ‘워터 포지티브 구현을 위한 저탄소 미네랄 워시 시범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한 (왼쪽부터) 이제원 국가물산업클러스터사업단 단장, 곽결호 한국물포럼 총재, 백승태 LG전자 키친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LG전자 제공

이번 협약은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유리 파우더 기반의 세탁 보조 신소재 ‘미네랄 워시(Mineral Wash)’의 워터 포지티브 및 기술적 효과를 실증하는 데 목적이 있다. ‘미네랄 워시’는 물에 녹아 미네랄 이온을 방출하며 세척력을 높이는 수용성 유리 파우더로, 기존 계면활성제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협약에 따라 세 기관은 미네랄 워시가 포함된 세제를 사용해 실제 세탁 시 물과 전력 소모량, 세정력, 세탁 후 잔류물과 오염도 등을 비교 분석한다. 이를 통해 미네랄 워시의 인체 및 환경 안전성은 물론 상업적 활용 가능성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에 따르면, 미네랄 워시는 알칼리성 미네랄 이온이 기름과 단백질 등 오염물질을 분해하고, 물 분자를 작게 만들어 섬유 속 이물질 제거를 돕는 원리다. 별도의 거품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헹굼 횟수도 줄어들고, 그만큼 물과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 LG전자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시험 결과를 통해 제품의 안전성도 확보했다.

이번 실증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LG전자는 가정용과 상업용 세제 시장 전반으로 ‘미네랄 워시’를 확대 적용해 사업 영역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편, LG전자는 신소재 사업을 새로운 기업간거래(B2B) 사업 영역의 하나로 선정하고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유리 파우더는 다양한 성분을 조합하면 항균, 항곰팡이, 오염물질 분해 등 특수한 기능을 발현할 수 있어 여러 산업으로 확장할 잠재력이 있다.

실제 LG전자는 2013년 북미 시장에 출시한 오븐에 처음으로 ‘이지클린’ 기능의 유리 파우더를 도입한 이래, 살균·항균 기능을 가진 ‘퓨로텍’, 해양 생태 복원에 기여하는 ‘마린 글라스’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재까지 유리 파우더 관련 특허는 420건에 달하며, 경남 창원 스마트파크에 연 4500톤 규모의 생산 설비도 구축돼 있다.

백승태 LG전자 키친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유리 파우더는 다양한 산업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친환경 소재”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신사업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