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래에셋증권, '플랫폼 R&D TF팀' 신설 검토
네이티브 앱·클라우드 기반 전사 플랫폼 전략 개편 가능성
미래에셋증권이 전사 디지털 전략의 리뉴얼을 검토중이다. 고객 접점 플랫폼을 재설계해, 디지털 전략 전환을 시동건다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플랫폼 R&D TF팀'을 신설하고 팀장급 외부 인재를 공개 모집하고 있다. 기존 디지털금융센터와는 별개의 전담조직(TF) 형태로 운영되는 만큼, 단순한 인력 보강을 넘어선 디지털 전략을 재설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새로 출범하는 플랫폼 R&D TF팀의 미션은 방대하다. 기술 비전 수립부터 네이티브 앱 개발, 크로스플랫폼 시스템 설계, 오픈소스 전략 도입, 디자인시스템 정비까지 디지털 채널 고도화의 전 영역을 아우른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 개발 인프라 구축과 프론트엔드 렌더링 최적화 등 기술적 혁신까지 포함해 사실상 모바일 앱을 비롯한 전사 플랫폼의 전면 재구축 프로젝트로 볼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플랫폼R&D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고객 채널 플랫폼의 기술적 진화를 연구하는 조직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 디지털금융센터와는 독립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번 조직 신설이 미래에셋증권의 디지털 전환사(轉史)에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그간 디지털자산솔루션팀(STO 전담), 디지털 WM 솔루션팀(AI 자산관리) 등 핵심 영역에 TF를 먼저 구성한 뒤 정규 조직으로 승격시키는 패턴을 보여왔다. 이번 플랫폼 R&D TF 역시 향후 본부급 조직으로 확대될 여지가 충분하다.
증권업계의 디지털 경쟁은 이미 치열한 양상이다. NH투자증권은 디지털혁신본부·AI솔루션부·빅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로보어드바이저와 비대면 자산관리 채널을 고도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Digital Intelligence 조직 기반의 디지털 PB 서비스와 프리미엄 채널 'S.Lounge'를 운영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의 AI 자산관리 서비스 'MY AI'와 키움증권의 플랫폼본부 산하 AIX팀을 통한 영웅문 고도화 및 AI 코딩 서비스 도입 등도 눈에 띈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의 이번 행보는 기존 조직에 기능을 덧씌우는 방식이 아닌, 기술 전략 수립부터 전면 재설계까지 직접 주도하는 TF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플랫폼 아키텍처를 백지상태에서 다시 설계하는 수준의 조직인 만큼 디지털 채널 경쟁에서 선제적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뚜렷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디지털 조직의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반면, 미래에셋은 업계 1위 지위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아쉬웠던 게 현실"이라며 "이번 TF 신설은 뒤처진 디지털 전략을 본격 만회하려는 전략적 결단으로 읽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