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美 정부로부터 오스탈 인수 승인 받아··· 호주 승인 남아
CFIUS “국가안보 우려 없다”··· 최대 100% 지분 보유 허용 글로벌 조선-방산 시너지로 오스탈 성장 가속
한화그룹은 지난 6일 미국 정부로부터 호주 방산·조선 기업 오스탈(Austal) 지분을 최대 100%까지 보유할 수 있는 승인을 획득했다고 10일 밝혔다. 애초 신청한 19.9% 지분 확대 요청을 크게 넘어서는 결과다. 다만, 오스탈 지분 인수가 최종 확정되기 위해서는 호주 외국투자심사위원회(FIRB)의 승인이 추가로 필요하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해결되지 않은 국가안보 우려가 없다”며 한화의 지분 확대를 허용했다. 마이클 쿨터 한화글로벌디펜스 대표는 “이번 승인은 한화가 미국 정부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음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오스탈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이번 승인이 한화의 기술력, 납기 준수 능력, 예산 관리 역량 등 미국 정부가 평가하는 핵심 사업 수행 능력에 대한 종합적 인정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동맹국과의 협업 과정에서 쌓아온 실적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은 지난 3월 장외거래를 통해 오스탈 지분 9.9%를 인수했으며, 동시에 19.9%까지 지분 확대를 위해 호주와 미국 정부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1조달러 미국 조선시장 진출 교두보 확보
한화그룹의 오스탈 지분 인수는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에서의 입지 강화라는 전략적 목적이 핵심이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미 해군은 올해부터 오는 2054년까지 연간 평균 358억달러를 투입해 전투함 건조를 추진할 계획이며, 총 1조750억달러(약 1457억원) 규모의 거대한 시장이 형성될 예정이다.
특히 미 해군은 현재 296척인 전투함을 2054년까지 390척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한화그룹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사업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투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동 설립한 호주 현지 법인 ‘HAA No.1 PTY LTD’를 통해 진행됐다. 해당 법인에서 한화시스템이 60%,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총 2669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현재 한화그룹은 호주 외국투자심사위원회(FIRB)에 19.9% 지분 인수 승인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FIRB 승인이 완료되면 한화는 오스탈 지분 추가 확보에 본격 착수할 수 있게 된다.
한화그룹의 이번 오스탈 지분 인수는 작년 필리조선소 인수에 이어 미국 조선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비 증액 정책과 동맹국과의 방산 협력 강화 기조가 맞물려 한국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오스탈은 호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해양방산회사로 미국 앨라배마주 모바일과 샌디에이고 등에서 조선업을 영위하고 있다. 미국 해군의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로 소형 수상 전투함과 군수지원함 분야에서 40-60%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스탈의 앨라배마주 모바일 조선소는 미국 해군의 연안전투함(LCS), 고속수송선(EPF), 잠수함 모듈 부품을 제조하는 핵심 시설로 45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샌디에이고에는 함정 유지보수 및 정비를 위한 시설을 운영해 서부 연안에서의 미 해군 지원 역할을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