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印尼 방문, "배터리·가전 총력전" 지휘
2.8억 시장서 미래 찾는다··· HLI그린파워 방문, "차별화된 배터리 경쟁력" 주문 '글로벌 사우스' 방문 이어가… "선택과 집중으로 차별화 필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인구 2억8000만 명의 거대 시장 인도네시아를 찾아 배터리와 가전 사업의 미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LG의 '글로벌 사우스 시장을 통한 성장 전략'을 강력하게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다. 글로벌 사우스는 북반구 저위도, 남반구 신흥 경제권 국가들을 뜻한다.
구 회장은 지난 2월 세계 인구 규모 1위이자 글로벌 최대 잠재시장인 인도를 찾아, "잠재력이 큰 시장에서 성장기회를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구 회장은 2023년 베트남을 방문해 미래 시장에 대한 선점 의지를 다졌다.
실제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8000만 명으로 동남아시아 1위, 세계 4위의 동남아 최대 잠재시장이다. 여기에 배터리 핵심 광물인 니켈 매장량 및 채굴량이 세계 1위로 동남아 지역 전기차의 전략적 거점으로 손꼽힌다.
이러한 잠재력에 주목한 LG는 1990년 LG전자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이후, LG이노텍(2000년), LG CNS(2006년), LG에너지솔루션(2021년) 등이 진출, 현재 총 10개의 법인(생산공장 4개)을 운영하고 있다.
LG그룹에 따르면, 우선 구 회장은 이달 초 인도네시아 카라왕 산업단지의 'HLI그린파워'를 방문해 전기차 배터리셀 생산라인을 직접 점검했다. HLI그린파워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연간 10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는 동남아 최대 배터리 생산기지다.
구 회장은 이곳에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 돌파를 위해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경쟁사 대비 LG만의 차별화된 배터리 경쟁력을 확보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생산된 배터리셀에 '미래 모빌리티의 심장이 되길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구 회장의 배터리 사업을 지속 강조하고 있다. 실제 구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배터리 산업을 미래 국가 핵심 산업이자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반드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지난해 6월에는 미국 테네시 주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공장 ‘얼티엄셀즈’ 2공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점검한 바 있다.
LG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고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욱 철저하게 포스트 캐즘을 준비하겠다는 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 회장은 LG전자 찌비뚱 생산·R&D법인과 현지 가전 유통매장을 찾아 생산부터 유통까지 밸류체인 전반의 경쟁력을 점검했다. LG전자는 찌비뚱에서 TV·모니터·사이니지를, 땅그랑에서 냉장고·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
2023년 찌비뚱 공장 인근에 신설한 R&D법인을 통해서는 연구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현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인도네시아는 물론 아시아와 중동·아프리카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또한 구 회장은 자카르타 현지 유통매장 '일렉트릭 시티'를 방문한 구 회장은 LG전자 제품 판매 현황과 함께 중국 업체들의 시장 공략 현황도 면밀히 살펴봤다.
구 회장은 현지 경영진과의 간담회에서 "현재의 치열한 경쟁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5년 뒤 살아남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어떤 선택과 집중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전략 마련에 힘써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