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세계 최대 '노르쉬핑'참가··· 초격차 기술로 글로벌 시장 "매혹"

中업체 주춤한 FLNG 시장 80% 점유, "독주 체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암모니아 추진선 "탄소중립 선도" 바이킹 후예 노르웨이에서 최첨단 기술 과시

2025-06-02     신종모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노르쉬핑(Nor-shipping) 2025 '을 무대로 글로벌 조선업계 주도권 확보 속도를 낸다.

바이킹은 중세 유럽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들은 빠르고 강력한 선박 '롱십'을 개발해, 북해에서 지중해까지 유럽의 바다를 장악했고 '신의 진노'라는 변명까지 얻었다. 그런 바이킹 후예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해양산업 박람회 '노르쉬핑 2025'에서 삼성중공업이 최첨단 친환경 기술로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르쉬핑(Nor-shipping) 2025 해양산업 박람회'를 무대로 글로벌 조선업계 주도권 확보 속도를 낸다. 오는 6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이 행사에서 삼성중공업은 국제 제재로 중국이 주춤하고 있는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시장에서의 초격차 기술을 확인한다. 또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와 암모니아 추진 기술 등 친환경 선박 시장 장악에 나선다.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오는 2030년까지 조선업계 1위 탈환을 위한 전략이다. 

'노르쉬핑'은 1965년 시작된 세계 최대의 조선·해양 기술 박람회로 올해 60회를 맞았다. 올해는 '미래에 대한 대응'(Future-proof)을 주제로 친환경 및 탈탄소 기술을 공유하고 토론한다. 

삼성중공업에서는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부회장)를 비롯해 오성일 영업본부장, 장해기 기술개발본부장(부사장)이 참석해 주요 선주·선급, 글로벌 에너지 기업 등을 만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행사 기간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적용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기술 승인과 3카고 탱크 LNG운반선 업무 협약도 체결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중국 제재로 얻은 기회, FLNG 독점 체제 완성

삼성중공업의 FLNG 독주 체제가 더욱 공고해 지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재무부가 중국 유일의 FLNG 건조사인 위슨 조선소를 대러시아 제재 대상에 포함하면서 삼성중공업은 사실상 글로벌 FLNG 시장의 유일한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현재까지 전 세계 FLNG 10척 중 5척을 수주하며 50% 점유율을 기록한 삼성중공업은 모잠비크 정부의 25억달러(약 3조4355억원) 규모 코랄 북부 FLNG 2호기 추가 수주를 앞두고 있다. FLNG 1척당 평균 수주 금액이 2조~3조원에 달하고 이익률이 10%를 상회한다는 점에서, 이는 고부가가치 수익 모델을 공고히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의 기술 경쟁력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북미 지역 15억달러 규모 FLNG 수주 시 자체 개발한 액화장비 ‘센스포(Sense-4)’를 적용해 기존 미국 제품 대비 20% 원가 절감 효과를 입증했다. 올해 4월 ENI의 모잠비크 프로젝트에 동 장비를 성공적으로 적용하며 FLNG 분야 기술 표준 주도권까지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친환경 기술로 미래 시장 선점 전략

삼성중공업의 도전은 FLNG에 머무르지 않는다. 노르쉬핑 2025에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적용 LNG운반선에 대한 기술 승인을 획득하며 친환경 선박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OFC는 기존 디젤 엔진 대비 연료 효율 30% 향상,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 45% 감소를 실현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지난 3월 완성된 3카고 탱크 LNG운반선에 최초 적용된 결과 화물 적재량 15% 증가 효과를 입증했다.

암모니아 추진 시스템 개발에도 전략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벤처기업 아모지(Amogy)와 기술 협약을 체결해 오는 2027년까지 암모니아 연료전지 시스템을 상용화할 계획이며, 노르웨이 선급 DNV와 합작으로 그린 암모니아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기본 설계를 완료했다. 암모니아는 수소 대비 저장·운송 효율성이 뛰어나 차세대 선박 동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경쟁력은 하드웨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완공된 디지털 트윈 조선소는 증강현실(AR) 기반 설계 검증 시스템을 도입해 공정 기간을 20% 단축했으며, 구조적 결함 사전 발견률을 98%까지 끌어올렸다. AI 용접 로봇 보급률도 올해 6월 기준 65%까지 확대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르쉬핑 2025 홍보 월 전면 이미지. /사진=삼성중공업

2030년 조선업 1위 탈환 로드맵 가시화

노르쉬핑 2025에서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 DNV, 영국 LR, 미국 ABS 등 3대 국제 선급과 친환경 선박 인증 프레임워크 공동 개발에 착수한다. 이는 2026년까지 글로벌 표준으로 제정될 예정이며, 삼성중공업의 기술이 미래 해양 산업의 기준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시장 확장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아프리카·남미 시장 공략을 위한 모잠비크 에너지부 장관과의 정상회담이 진행 중이며, 2030년까지 모잠비크 LNG 생산량의 70% 이상을 삼성중공업이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매출 10조5000억원, 영업이익 6300억원 달성을 공식 선언했다. 이는 2016년 이후 9년 만에 연매출 10조원을 돌파하는 쾌거로, FLNG와 친환경 선박이 전체 매출의 62%를 차지할 전망이다. 

장해기 부사장은 “이번 행사에서 친환경 선박 기술력과 글로벌 협업 능력을 입증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전략적 협력을 통해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래 전망은 더욱 밝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1월 캐나다 시더 LNG 프로젝트에서 FLNG 1기 수주를 확정한 바 있다. 또한 미국 델핀·캐나다 웨스턴LNG 등과의 추가 협상도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의 FLNG 독점 체제는 조선업 호황 사이클에 의존하지 않는 자생적 성장 모델을 완성했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 시대에 한국 조선업이 기술적 우위를 입증하는 상징적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의 노르쉬핑 2025 참가는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FLNG 시장 장악과 친환경 기술 표준화를 통한 글로벌 패권 장악을 선언하는 전략적 행보”라면서 “중국 경쟁사의 제재와 자체 기술 혁신이 맞물리며 조선업계의 새로운 질서를 수립한 삼성중공업은 2030년까지 해양 에너지 솔루션 글로벌 1위로 도약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