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합병 6개월 만에 사령탑 교체… 장용호·추형욱 체제 가동

SK, 이사회 열어 대표이사 및 총괄사장 선임 안건 승인 신사업 및 재무 책임질 인사 발탁… 사업실적 개선 추진

2025-05-28     진경남 기자
SK이노베이션 CI.

실적악화를 겪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최고 경영자를 교체해 돌파구를 찾는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이 E&S와의 합병 반년 만에 물러난다. 신임 대표이사로는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에는 장용호 SK(주) 사장이 각각 선임하며 리더십 교체를 통한 위기 대응 및 미래 에너지에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운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추형욱 대표이사와 장용호 총괄사장 선임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최근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박 사장이 수행해온 업무를 이어받아 조속한 조직 안정화와 흔들림 없는 사업전략 실행을 위해 SK이노베이션 이사회의 현직 이사를 대표이사와 총괄사장으로 새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신임 총괄사장./SK이노베이션 제공

장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맡아 당분간 SK(주) 대표이사직과 겸직할 예정이다. 장 사장은 SK이노베이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왔다.

장 사장은 SK그룹 내 반도체 및 반도체 소재 사업의 성장 전략을 주도한 전략가로 투자 및 기업인수합병(M&A) 영역에서도 전문성을 입증해 왔다. 2015년 SK(주)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M) 부문장으로 재직하면서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사 SK머티리얼즈와 반도체용 웨이퍼 제조기업 SK실트론 인수를 주도하고, 이들 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해 기업가치를 높였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신임 대표이사./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직은 기존 사내이사였던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이 물려받는다. 사내이사가 대표이사를 맡을 경우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의결로 선임이 가능하다.

추 사장은 SK그룹 내 대표적인 젊은 경영인으로 에너지 신사업과 수소 생태계 구축에 탁월한 성과를 보여왔다.  2021년 SK E&S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저탄소 LNG, 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수소 사업 등 4대 핵심사업 기반 성장 전략을 추진해 왔다.

장 사장은 SK에너지·SK지오센트릭·SK온과 같은 핵심 계열사를 두루 챙길 예정이다. 추 사장은 계열사 사업 전반과 함께 기존 E&S 사업을 함께 챙긴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과 E&S 사업 시너지를 가속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온의 턴어라운드와 에너지 및 화학 사업 실적개선을 위해 리밸런싱과 운영효율화를 지속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SK E&S와 합병을 성사시키며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섰으나, 배터리 성장 정체와 국제유가·정제마진 약세로 인한 석유화학 침체 등으로 올해 1분기 446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으며 적자 전환하는 등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이번 인사 이동도 실적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인사이동을 시작으로 조만간 고강도 쇄신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5월부터 비상경영을 선언하며 계열사별로 임원 7시 출근, 골프 금지, 국내 출장 축소, 회식 최소화에 나선 상태다.

여기에 SK그룹이 전체적으로 조직 슬림화, 계열사 축소 등 리밸런싱이 진행되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의 인사 이동은 조직 쇄신을 위한 것 풀이된다. 특히 이번 중간인사가 6월 13~14일로 예정된 경영전략회의를 앞두고 추진된 것 역시 내부 신뢰 회복과 사업구조 혁신 의지를 분명히 보여준다는 평가다.

한편 박 사장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에서 사임하지만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원위원회 위원장과 써니(mySUNI) 총장으로서 SK그룹 인재를 키우는 일에 힘을 쏟는 동시에 SK이노베이션 일본담당으로서 일본 내 사업기회 확보 등에 매진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