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3GO!' 프로그램, 폭염 대응의 새로운 패러다임

현장 근로자 건강 보호 통해 혹서기 온열질환 예방

2025-05-23     진경남 기자
현대건설이 혹서기 온열질환 예방 프로그램 행사를 하고 있다./현대건설 제공

폭염이 일상화된 한국의 여름, 건설 현장은 그야말로 '사투의 현장'이다.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철근 콘크리트 사이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근로자들에게 온열질환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현대건설이 내놓은 대응책이 주목을 끈다.

현대건설은 22일 고용노동부 지침에 발맞춰 6월부터 9월까지를 '온열질환 예방 혹서기 특별 관리기간'으로 설정하고, 전 현장에서 '3GO! 프로그램'을 전면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대응을 넘어선, 현장 중심의 실질적 안전망 구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마시 GO! 가리 GO! 식히 GO!'라는 직관적 슬로건으로 포장된 이 프로그램은 물 공급, 차광 조치, 휴식 제공이라는 3대 핵심 수칙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복잡한 매뉴얼보다는 현장에서 즉시 실천 가능한 행동 지침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런 접근법은 안전 관리의 실효성을 높이는 현명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700여 명의 근로자가 참여한 대규모 예방 캠페인이다. 롯데칠성음료와의 협업을 통한 '게토레이 부스' 운영, 룰렛 이벤트를 통한 예방 물품 제공 등은 딱딱한 안전 교육을 넘어 근로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창의적 시도로 보인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디지털 기술의 적극적 활용이다. 근로자 전용 플랫폼 'H-안전지갑'에 기상청 API를 연동해 실시간 기상특보 현황과 작업 기준을 안내하는 시스템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스마트 안전 관리의 모범 사례다.

하지만 진정한 변화는 시스템이 아닌 의식에서 나온다. 현대건설이 내세운 '온열질환 0건' 목표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건설업계 전반에 확산될 이런 안전 문화의 변화가, 더 이상 무더위가 근로자의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미래를 앞당기길 기대한다. 현대건설의 이번 시도가 업계 전체의 안전 의식 제고에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