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리더 유럽을 잡자" 국내 업계, '인터배터리 유럽 2025' 개막

'글로벌 배터리 격전지' 유럽에서 열리는 전시회… K-배터리 기술 총망라 LG엔솔, 삼성SDI 등 국내외 기업들, ESS·배터리 솔루션 대거 공개

2025-05-07     임호동 기자
인터배터리 유럽 2025 공식 포스터 이미지.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제공

국내 배터리 업계가 글로벌 탄소중립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 공략에 나섰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코엑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7일부터 9일까지 독일 뮌헨의 ‘메쎄 뮌헨’(Messe Munich)에서 ‘인터배터리 유럽 2025’(InterBettery Europe 2025)를 연다. 

유럽은 중국에 이어 전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이다. 또한 2030년까지 에너지저장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 이하 ESS) 시장이 연평균 약 22.3% 성장 예상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배터리 관련 산업이 커가고 있는 지역이다.

이에 올해 인터배터리 유럽에는 국내외 93개 배터리 기업이 참가해 전기차 배터리, ESS 기술, 차세대 배터리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 국내 기업들은 한-중 기업 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유럽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혁신적인 제품을 공개하며,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인터배터리 유럽 2025에 참가한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로 세상을 깨우다, 언제어디서나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다’(‘Empower Every Possibility, Empower Whenever You Need)를 주제로 전시관을 꾸리고, ▲차별화된 현지 생산 역량 ▲ESS 분야 기술 리더십과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 ▲유럽 배터리 규제 대응 역량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소개한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에서 유럽산 LFP(리튬인산철)셀이 적용된 20피트(ft) 표준 컨테이너형 전력망용 ESS 신제품을 최초 공개했다. 해당 신제품은 3개의 모듈을 하나의 팩으로 결합한 스택형(Stackable) 구조로 팩 간 간격을 최소화했다. 이를 통해 컨테이너의 한정된 공간에 최대한 많은 팩을 탑재할 수 있어 기존 제품 대비 뛰어난 에너지 밀도를 제공한다. 해당 제품에는 폴란드 보르츠와프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인 최신 ESS 전용 LEP 셀 ‘JF2S'가 적용된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시장을 겨냥한 주택용 ESS 제품 ‘JF1R'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한 '무정전 전원장치(UPS) 고출력 배터리 시스템도 전시한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의 배터리 규제(EU Battery Regulation, 이하 EUBR)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배터리 여권 시스템‘의 파일럿 버전을 최초로 공개했다. 배터리 여권은 배터리의 성능, 화학 성분, 탄소 발자국 등 생산부터 폐기까지의 생애주기에 걸친 주요 정보를 디지털화해 관리하는 제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파일럿 버전 개발을 통해 확보한 경험을 바탕으로 배터리 규제 관리(Battery Regulation Management·BRM)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운영할 계획이다.

인터배터리 유럽 2025에 참가한 삼성SDI. 사진은 삼성SDI의 '인터배터리 유럽 2025' 부스에 전시 중인 '더 스마터 E 어워드 2025'의 '어워드 위너' 선정 제품. /삼성SDI 제공

삼성SDI는 ‘InCelligent Life, Always ON'을 주제로, ▲SBB 1.5 ▲AI 데이터센터 ▲각형 테크 허브 ▲배터리 쇼룸 ▲넷 제로 게이트 등 5개의 전시 존(Zone)을 구성하고 혁신적인 배터리 제품과 친환경 기술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인터배터리 유럽에서 삼성SDI가 주력으로 선보이는 기술은 AI 시대를 겨냥한 배터리 기술이다. 삼성SDI는 AI 데이터센터 무정전 전원장치용 배터리 ‘U81'와 신재생 발전과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컨테이너형 ESS 'SBB1.5'를 실물 크기로 전시했다.

U8A1은 높은 성능과 최고의 안전성을 겸비해 AI 데이터센터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정전 시 비상 전원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전력 수요가 일시적으로 급증할 때 전력 품질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해당 제품은 고출력 기술이 적용돼 기존 제품 대비 적은 수로 동일한 출력을 낼 수 있다. 실제 AI 데이터센터 등에서 U8A1이 탑재된 UPS를 설치할 경우 이전 세대 제품 대비 설치면적을 33% 감축할 수 있다.

SBB 1.5는 20피트(ft) 크기의 컨테이너박스에 배터리 셀, 모듈, 랙과 안전 장치, 공조 설비 등이 설치된 제품으로, 전력망에 연결만 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한 대용량(5.26MWh) 통합형 완제품이다. 독자 개발한 모듈 내장형 직분사 소화 기술(Enhanced Direct Injection, EDI)이 적용돼 고도화된 안전성을 자랑한다.

이외에도 삼성SDI는 전기차·ESS용 각형 배터리, 46파이 원통형 전고체 배터리 등 배터리 제품과 배터리 여권 개발 및 원재료 재활용 등 ESG 활동과 성과도 공개한다.

양사 외에 에너테크인터내셔널은 LFP, NCM(니켈코발트망간), LTO(리튬 티타네이트) 등 다양한 배터리 라인업과 셀 투 팩(Cell to Pack)과 배터리 관리 시스템(Battery Management System, BMS) 기술을 탑재한 모듈 및 ESS 팩을 선보일 예정이며, 에이치투에서는 바나듐 흐름전지(VFB) 기반의 고안전성·고지속성 솔루션을 갖춘 ESS 제품을 선보이며 유럽 전력시장 및 녹색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또한 와이케이신터링은 재활용 기반 이차전지 양극재용 고순도 황산코발트 및 초경합금 금형 제품을 공개하며, 에버모어테크놀로지는 자사의 실리콘 기반 음극 소재를 홍보하고 차세대 배터리 개발 현황을 전시한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관계자는 “유럽은 세계 전기차 산업의 중심지이자, 급성장하는 ESS 시장을 품은 전략적 지역”이라며 “이번 인터배터리 유럽 2025를 통해 한국과 유럽의 배터리 산업 간 전략적 협력과 기술 교류가 더욱 심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