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김동관, 미 해군성 장관과 만났다··· 조선업 협력 시동

美 해군성 장관, HD현대重·한화오션 방문해 사업장 시찰

2025-05-01     신종모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존 필린 미 해군성 장관과 함께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를 둘러보며 건조 중인 함정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HD현대중공업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을 각각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맞이하며, 한미 조선업 협력 강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조선업 재건 정책에 발맞춰, 한국 조선업계가 미국 해군력 강화와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면서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은 미국 진출과 기술 협력, 조선소 인수 등 다각적 전략을 구사 중이다. 미국 역시 중국과 해양 패권 경쟁 심화, 조선업 기반 약화 등으로 동맹국과의 협력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미국 조선 재건에 힘 보탤 것”··· HD현대 기술력 적극 어필

1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펠란 장관에게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이지스함 등 특수선 건조 역량과 첨단 디지털 조선소 시스템을 직접 소개했다. 특히 지난해 인도된 정조대왕함과 올해 진수 예정인 다산정약용함 등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을 선보이며, HD현대의 선박 설계·건조 기술력과 생산성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한국과 미국은 최고의 동맹국”이라며 “HD현대의 기술력과 선박 건조 능력으로 미국 조선산업 재건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그는 방명록에 “We will build US shipbuilding Industrial Base Together(우리는 함께 미국 조선업 기반을 세울 것)”이라고 적어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국 해군성 존 필린 장관(왼쪽에서 세 번째)과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왼쪽에서 네 번째) 등 관계자들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유콘’함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한미 시너지 극대화··· 미 해군 전략 수요에 완벽 대응”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펠란 장관에게 직접 선박 블록 조립공장과 유지·보수·정비(MRO) 중인 미 해군 7함대 급유함 '유콘'을 안내했다. 유콘함은 한화오션이 지난해 수주한 프로젝트로, 정비를 마치고 다음 달 출항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의 전략적 수요에 맞춰 어떤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건조 체계를 완비했다“며 ”미국 내 여러 조선소를 확보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현장 시찰을 마친 후 펠란 장관은 ”우수한 역량을 갖춘 조선소와 협력한다면 미 해군 함정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미 조선업 협력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동맹 강화에 기여할 것임을 강조했다. 

업계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MRO 사업은 물론 미국 내 신규 함정 건조와 첨단 조선 기술 협력 등으로 협력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정기선·김동관-펠란 장관 회동은 한미 조선업이 단순한 수주 경쟁을 넘어 글로벌 해양안보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도약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