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AI 기술 해외 의존도 심각··· 경쟁력 약화 우려

방산 AI 분야, 기술 격차 선진국 대비 4년 이상 AI 기술력도 선진국 대비 70~80% 수준에 불과

2025-04-28     신종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기업들의 인공지능(AI) 핵심기술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산 AI 분야의 기술 격차가 선진국 대비 4년 이상 벌어져, 국가 안보와 미래 방위산업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국방기술진흥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방산 AI 기술 수준은 미국 등 선진국보다 평균 4.1년 뒤처져 있다. 전장 인식 및 판단, 전투지휘 지원, 스마트 전력지원 등 핵심 AI 기술력도 선진국 대비 70~80%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AI 자립 없이 방산 강국으로 자리 잡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한화·KAI·LIG넥스원, AI 기술 해외 의존 심화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이 AI 핵심기술을 자체 개발하기보다 검증된 미국 등 해외 기업의 기술에 의존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심지어 일부 국내 AI 스타트업은 중국 딥시크 등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사례도 있어 기술 유출 및 보안 리스크까지 우려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차륜형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과 차세대 무인차량 ‘그룬트’ 등을 개발하며 AI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방산 스타트업 ‘쉴드AI’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해당 기업의 AI 기반 자율 비행 소프트웨어 ‘하이브마인드 엔터프라이즈(HME)’를 활용할 계획이다. 

KAI는 AI 기술 생태계 구축에 주력하며 AI 기반 국방 합성 데이터 솔루션 기업인 젠젠에이아이에 약 60억원을 투자해 지분 9.87%를 확보했다. AI 파일럿 ‘카일럿(K-AILOT)’ 검증을 위해 미국 쉴드 AI와 파트너십을 맺고 해당 기업의 자율비행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다.

LIG넥스원 역시 AI 분야 선두주자인 미국의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와 ‘미래 무기체계 빅데이터 플랫폼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팔란티어의 AI 기술을 해상 무인화 플랫폼 ‘무인수상정(해검)’ 시리즈에 적용할 계획이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일부 국내 AI 기업들이 중국 스타트업의 오픈소스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방산 분야의 기밀 유출 가능성을 높여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AI 기반 무인 무기체계가 미래 전장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한국 방산기업들의 AI 기술 해외 의존도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방산 4대 강국 도약이라는 비전 실현을 위해 AI 기술의 국산화는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형 방산 AI 생태계 구축 필요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방산기업들의 AI 기술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산업부는 “AI 등 핵심기술의 해외 의존도는 국가안보와 직결된 중대한 위험 요인”이라며 “방산 AI의 국산화와 자립 생태계 구축에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와 국방부는 올해 AI 등 5대 첨단 방산 분야(우주, AI, 유무인 복합, 반도체, 로봇)에 4000억원을 투입해 60개 핵심기술의 국산화와 생태계 강화에 나섰다.

방산 분야 최초로 360억원 규모의 산업기술펀드도 조성해 AI 등 첨단기술 개발에 자금을 지원한다. 아울러 방산 제조기업에 AI를 접목한 제조공정 혁신, 전문인력 연 2000명 이상 양성, 민군 협력 확대 등 전방위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우리 정부는 방산 AI 기술의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기술 검증 체계를 마련해 중국발 AI 공습에 노출되는 위험 방지, 내 방산기업과 AI 전문기업 간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K-AI Family 프로그램 확대 지원, 국가 주도의 방산 AI 기술 개발 가속화 등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한국형 방산 AI 생태계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