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톺아보기] 국민 식탁 지키는 조력자, 농수산식품유통공사
공공 비축, 생산기반 지원, 유통망 강화... 식량안보 대응의 숨은 축
공기업은 개인이나 사기업이 하기 어려운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업을 맡아서 한다. 그래서 일반인의 눈으로 보면, 공기업이 하는 일들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국민의 삶에 이바지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그런데, 많은 공기업들이 눈에 띄지 않게 이 세상이 매끄럽고 안전하게 돌아가는데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불편이 발생하면, 공기업들에게 따가운 눈총이 쏟아진다. 반면, 공기업들이 잘하는 일에 대한 평가는 인색한 것이 현실이다. 그린포스트코리아는 국민 삶과 밀접한 공공기관들의 핵심 기능, 그리고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살펴보는 ‘공기업 톺아보기’ 시리즈를 시작한다. 공기업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고, 공기업들은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뜻에서다.【편집자 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국내외 농수산식품 유통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농산물의 수급 안정과 가격 안정을 도모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1967년 설립된 이래 국내 농업인 보호와 소비자 물가 안정, 식품산업 육성을 위한 중심축 역할을 맡고 있다.
aT는 공사의 영문명(Korea Agro-Fisheries & Food Trade Corporation) 중 Agro , Trade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브랜드형 약자다. 이는 농산물 유통을 기반으로 한 농어업과 식량 안보를 뒷받침하는 공사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
특히, △농산물 수급 조절과 비축사업 △수출 진흥 △산지유통센터 운영 △유통정보 제공 등 유통 전 과정에서 핵심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기후위기와 국제 정세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그 역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쌀 수확량 감소로 한국산 쌀 수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식량안보가 주요 정책 아젠다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올해 여름 작황 부진으로 자국 내 쌀 가격이 급등하자, 수입 확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기후변화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이 반복되는 현 시점에서, 자국 식량 공급망을 튼튼히 하는 것은 어느 국가든 핵심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 역시 쌀, 채소, 축산물 등 기초 식량의 자급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유통망과 물가를 안정화하는 것이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 aT는 이를 위해 국내 농산물의 수급 모니터링과 가격 예측, 필요 시 시장격리와 비축사업 등을 통해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조율한다.
대표적으로 aT는 여름철 이상기후로 인한 배추 공급 불안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4월부터 배추 조기 수매해 비축에 나섰다. 이는 가격 급등락을 방지함으로써 소비자 물가를 안정시키고, 생산자에게는 정부의 수급 의지를 조기 전달하는 효과를 함께 노린 것이다.
이외에도 농산물 수급 정보 제공 플랫폼인 ‘농산물 유통정보(KAMIS)’를 통해 시장 가격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며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안정적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동남아, 남미 등의 해외 식량기지 구축을 통해 해외 조달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중장기적 식량 확보의 기반이자, 글로벌 식량 위기에 대응하는 식량안보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기후위기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식량 확보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aT는 국내외 농산물의 유통 허브이자, 식량안보의 실무 최전선에서 그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