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1분기 적자에도 친환경·ESG 경쟁력 강화
매출 5조5635억원·영업손실 190억원··· 파업 영향 영업익 감소 美 친환경 제철소 건설 등 친환경 투자 집중··· “장기적 경쟁력 강화”
현대제철이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제철소 건설 등 친환경 투자를 통해 장기적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한 5조5635억원, 영업손실 190억원, 당기순손실 544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건설업 경기 위축과 파업 영향으로 철강 수요가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2분기부터는 중국 경기 부양책과 반덤핑 관세 효과로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탄소중립 생산체계 구축으로 사회·환경·지배구조(ESG) 경영 가속화를 선언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3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산 270만t 규모의 전기로 일관제철소 건설을 확정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이번 투자는 고로 대비 70% 이상 탄소 배출량을 절감하는 친환경 공정을 기반으로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 제품 생산에 집중해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한다.
특히 미국 내 전기차 수요 증가와 통상 리스크 대응을 위한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오는 2028년 완공 예정인 이 사업은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 창출이 기대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탄소저감 강재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기로 기반 생산체계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고품질 자동차강판 공급을 통해 현대자동차·기아 등 글로벌 완성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친환경 투자와 더불어 대기오염물질 저감 설비 확충으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코크스 건식소화설비 도입으로 연간 50만t의 탄소를 추가 감축하고, 질소산화물·황산화물 배출량도 60% 이상 줄일 방침이다. 이러한 노력은 지난해 국제 ESG 평가기관인 MSCI에서 ‘BBB’ 등급을 획득한 데 이어 올해 상향 조정되기도 했다.
또한 협력사 안전관리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해 사업장 내 재해 발생률을 30% 이상 감소시키겠다는 목표 하에 120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노사 상생 구조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정착시킬 계획이다.
다만 현대제철의 친환경 전환 전략은 오는 2050년 넷제로 달성이라는 장기 목표와 맞물려 있다. 단기적으로는 투자 비용 증가로 재무 건전성 관리가 관건이다.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78.7%로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됐으나, 미국 공장 건설에 약 5조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은 “그린본드 발행 등 ESG 금융 상품을 활용해 투자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며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본격화로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저탄소 제품 생산이 필수”라며 “현대제철의 전기로 확대 전략이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