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K방산··· ‘빅4’, 1분기 영업익 3배 급증
1분기 합산 영업이익 6570억원··· 매출 5조1034억원 “탄탄한 수주잔고 기반 고성장세 지속” 유럽·중동 등 주요국 국방력 강화에 K방산 수주 기회 확대
K방산의 글로벌 시장 장악 속도가 더 빨라졌다. 세계적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방위비 증액 기조 속에 한국 방위산업 주요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방산 ‘빅4’의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며 역대급 성과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호실적 전망에는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각국의 방위비 증액이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특히 유럽과 중동 등 주요국들이 국방력 강화에 나서면서 K방산의 수주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방위비를 사상 최대 규모인 8000억유로(1296조원)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유럽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비중을 2%에서 3%로 끌어올리기 위해 연평균 11%씩 방위비를 증가시킬 계획이다. 동시에 미국 트럼프 정부의 동맹국 방위비 부담 요구 역시 K방산에는 긍정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4대 방산기업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65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매출은 5조10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할 전망이다. 이번 실적 호조는 지난 2~3년간 확보한 수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화오션의 실적까지 포함한다면 빅4의 합산 매출은 지난해의 2배 수준인 8조1892억원, 영업이익은 325.9% 증가한 8394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방산 빅4가 지난해 말 기준 80조원이 넘는 수주잔고를 확보한 결과로, 향후 2~3년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에어로 ‘K-9’·현대로템 ‘K-2’ 앞세워 호실적
방산업계 맏형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32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배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매출은 2조1199억원으로 14.7%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영업이익 전망치는 더욱 높아 5003억원(전년 대비 1237.7% 성장)까지 예상하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베스트셀러 자주포인 K-9과 다연장로켓 천무의 폴란드 인도가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호주와 이집트로의 K-9 양산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실적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1분기부터 한화오션의 실적이 100% 반영되면서 연결기준 실적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1분기 매출이 1조2808억원으로 전년 대비 71.3%, 영업이익은 2010억원으로 4.5배(349.7%) 증가할 전망이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 2023년 폴란드와 1000대 규모의 K-2 전차 수출 기본계약을 맺은 데 이어 1차 계약분으로 180대에 대한 계약을 완료하고, 현재 820대 규모의 2차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폴란드향 K-2 전차 1차 계약분 180대 중 82대가 공급될 예정이며, 2차 계약이 완료될 경우 수주잔고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KAI,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LIG, 20조원 안정적 수주 바탕 호실적
KAI는 1분기 8110억원의 매출과 57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 영업이익은 19.4% 증가할 전망이다.
KAI의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다소 밑돌 것으로 보이나 올해 하반기에 주요 완제기 납품 일정들이 몰려 있어 갈수록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KAI는 올해 필리핀으로의 FA-50 추가 수주 및 중동으로의 수리온 헬기 수출, KF-21 잔여 양산 계약 등 8조50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LIG넥스원의 1분기 매출은 89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700억원으로 4.5%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LIG넥스원은 20조원에 달하는 안정적인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매출·영업이익 동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LIG넥스원은 총사업비 1조7000억원 규모의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시스템(L-SAM)의 체계 개발 완료에 따라 올해 하반기 양산 계약 후 오는 2027년까지 L-SAM의 국내 배치를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중동 등에 L-SAM 등 다층 미사일 요격망 수출을 추진하고 있어 추가 수주 성공 여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 빅4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해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한 지 1년 만에 기록을 경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주잔고가 여전히 탄탄하고 글로벌 방산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상황에서 K방산의 성장세는 향후 2~3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앞으로 방산 기업들은 단순 무기 수출에서 나아가 현지 생산 기반 구축과 기술 협력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