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원 의원, 강구영 KAI 사장 고발··· “명예훼손·배임 등 중대한 범죄”
박 의원, 강 사장 경영 파행 및 중대 범죄 혐의로 형사 고발 폴란드 FA-50 수출 선수금 관리 부실로 600억원 손실 등 의혹
‘윤석열 캠프 출신’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명예훼손, 업무방해, 위증교사,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되면서 리더십과 경영능력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KAI는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핵심이자 국민 모두의 소중한 자산인데 강 사장의 위법 행위와 부실 경영 의혹으로 현재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 소회의실에서 강 사장을 명예훼손, 업무방해, 위증교사,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박 의원은 고발 이유에 대해 “강 사장이 2022년 9월 부임 이후 스마트플랫폼 사업을 부당하게 중단하고, 전·현직 임직원들을 허위사실로 고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폴란드 FA-50 수출 선수금 10억달러(1조4200억원)를 부실 관리해 6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강 사장은 지난 2023년 5월 12일 스마트플랫폼 사업과 관련해 ‘100억원 횡령’ 허위사실을 언론에 유포하고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000억원 규모의 스마트플랫폼 사업을 2022년 12월 일방적으로 중단시켜 국고와 회사 자산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해 10월 15일 국정감사에서 KAI를 대상으로 예비역 공군 장성들의 낙하산 인사 문제, 강 사장의 경영 능력 부족, FA-50 폴란드 수출 선수금 관리 부실 등을 집중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박 의원은 “강 사장이 윤석열 대선 캠프 출신으로 KAI에 부임한 후 비전문가 중심 조직 개편과 KF-21 설계도 유출 사건 등으로 경영을 파행으로 몰았다”며 “이번 고발로 위법 행위를 바로잡고 항공산업 미래를 지키겠다”고 주장했다.
앞서 강 사장은 지난 2022년 9월 KAI 사장으로 취임했지만, 취임 직후부터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공군 조종사 출신인 강 사장은 20대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던 친정권 인사로 알려져 있다.
KAI는 강 사장 취임 이후 주가가 6만2000원에서 5만원으로 20%가량 하락했다. 이는 다른 방산업체들이 호황을 누리며 주가가 급등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같은 기간 210%, LIG넥스원은 113% 상승했지만, KAI만 유독 하락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AI의 연구개발비는 강 사장 취임 후 2년 연속 감소했다. 2021년 2089억원이었던 연구개발비는 2022년 2069억원, 2023년 1632억원으로 매년 줄어들었다. 특히 2023년에는 전년 대비 21.1%(437억원)나 감소했다.
강 사장은 “돈을 빌려서라도 투자하겠다”며 연구개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낸 셈이다.
또한 KAI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는 경영관리본부장에 재무 전문가가 아닌 예비역 공군 준장을 임명했는데 이후 1000억원대의 환차손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강 사장은 취임 후 전체 임원의 절반 이상을 해임하고, 공군 출신 등 측근을 대거 기용했다. 아울러 문제를 제기한 주요 임원을 부당하게 해고하고 위증교사를 시도하며 KAI 내부의 건전한 비판 세력을 억압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협력업체 시스노바와의 계약을 부당 해지하고 증거 조작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으며, 시스노바는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고 사문서 위조죄 혐의로 고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강 사장이 협력업체 시스노바 계약을 부당 해지하고 증거 조작 의혹이 있다”며 “시스노바는 공정위에 제소했고, 사문서위조죄 혐의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KAI 내부 증거인멸 제보가 이어진다”며 신속한 수사와 경영 정상화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