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국제 정세 불안에 역대급 실적··· "분쟁이 한국에 기회로"
글로벌 안보 불확실성·각국 방위비 증액 등 호실적 견인 방산 맏형 한화에어로, 1분기 영업익 전년 동기비 1173.5%↑ 예측 정부,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수출국 진입 목표··· “방위산업 육성책 강화”
국내 방산 빅5 기업(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화시스템)이 올해 1분기부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글로벌 안보 불확실성 증가와 이에 따른 각국의 방위비 증액, K방산의 기술력 인정 등이 맞물리면서 호실적이 예상된다. 특히 장기화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이 겹치면서 국내 방산업계가 호황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방산 주요 업체들은 올해 1분기부터 성장 그래프가 급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실적 추정치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47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3.5% 급등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로템도 1866억원으로 317.6% 증가할 전망이며, KAI와 한화시스템도 각각 650억원, 455억원으로 35.4%, 15.8%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방산 빅5 기업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약 97조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9조원, KAI가 22조원, 현대로템이 18조원, LIG넥스원이 18조원, 한화시스템이 7조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방산기업들의 실적 급등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중동 지역의 갈등, 미중 전략경쟁 등으로 각국이 국방비를 대폭 확대하면서 무기 도입 수요의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과 중동, 동남아 등에서 한국산 무기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수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동 시장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요국들은 국방비 지출이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 국내 방산기업들은 올해 초 아부다비에서 열린 ‘IDEX 2025’ 등 대형 방산전시회를 통해 K9 자주포, L-SAM 등 첨단 무기를 대거 선보이며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유럽 역시 폴란드와의 K2 전차, K9 자주포 대규모 수출 계약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고 있다. KAI는 FA-50 경공격기 등 항공기 수출을 확대하며,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아울러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수출국 진입을 목표로 방위산업 육성책을 강화하고 있다. 방산매출 40조원(내수 30조, 수출 10조) 달성을 위해 첨단 국방기술 개발, 대·중소기업 상생 생태계 조성, 수출 지원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한화에어로, 1분기 영업익 11배 급증··· 현대로템ㆍKAI도 두 자릿수 성장세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47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로템, KAI 등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방산 주요 5개사의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97조원에 달해 향후 2~3년간 안정적인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 로켓 시스템, 120mm 자주박격포 등 지상방산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부터는 한화오션이 연결 실적에 반영되면서 더욱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장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 시스템(L-SAM)을 중동 시장에 선보이며 수출 다각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계약한 K2 전차 물량의 납품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그동안 지연됐던 폴란드와의 2차 계약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KAI는 FA-50, TA-50 등 완제기 수출이 활발히 이뤄지며 실적을 개선되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전투기 사업이 크게 부각될 전망이며, 필리핀, 말레이시아, 페루 등에 FA-50 경전투기를 추가로 수출할 계획이다. KF-21 전투기 개발과 수출도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LIG넥스원은 K-대공망과 같은 다층 방어 체계를 개발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다만 LIG넥스원의 경우 2025년 1분기에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경찰청 통신장비 납품 등 높은 기저효과로 인해 전년 대비 소폭의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
한화시스템은 방산 전자 분야에서의 기술 혁신을 주도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방산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핵심 소재·부품의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방반도체 등 일부 핵심 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불안 등 리스크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K방산의 성장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과 품질 제고, 현지화 전략 등 다각도의 노력도 요구된다. 프랑스, 독일 등 기존 방산강국들의 견제 역시 거세지고 있다. 미중 전략경쟁에 따른 공급망 불안,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변수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업계 전문가는 “K방산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첨단 무기체계 개발과 글로벌 협력 강화, 현지화 전략 수립 등이 필요하다”며 “또한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현지화 지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